이주민 문화는 소중한 문화자원이다
이주민 문화는 소중한 문화자원이다
  • 박선정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 승인 2013.01.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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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재단 박선정 사무처장
대선이 끝난 후 힐링은 우리 시대의 새로운 문화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소설가 황석영은 상실감에 빠져있는 48%의 민심을 보듬기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힐링사인회를 열었다. 영화 ‘레 미제라블’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자 덩달아 원작소설이 불티나게 팔리는 까닭도 힐링코드와 무관치 않다.

치유와 위안, 공감의 의미를 담고 있는 힐링에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그만큼 이 땅에 상처받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세상살이가 갈수록 팍팍하고 힘들어지자 많은 사람들은 힐링을 통해서 위안을 받고 그 속에서 희망의 근거를 붙잡고자 애쓰고 있는 것이다.

힐링을 희망과 동의어로 생각할 때 보다 적극적인 힐링수단은 문화나눔으로 실천된다. 2000년대에 들어와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하면서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문화나눔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눔은 우월한 주체에 의해 베풀어지는 시혜적 성격 보다는 하나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들 간의 자원공유적 성격이 더 크다.

이러한 문화나눔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문화정책은 갈수록 스펙트럼이 확대되고 있다. 경제적 소외계층의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문화바우처사업,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시스템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해 저소득층 자녀들의 희망을 키우는 꿈의 오케스트라,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민자 등 다문화 주체를 대상으로 한 문화예술교육 등을 꼽을 수 있다.

문화나눔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은 자신의 재능으로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히고 수요자들은 그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기뻐한다. 문화나눔을 통해 문화의 다원성과 탈중앙화 그리고 일상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문화소외계층의 다양한 하위문화가 그 고유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창조력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광주문화재단은 올해 역점사업으로 문화나눔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문화카드 발급율과 이용률 2년 연속 전국 1위를 달성한 문화바우처 사업과 광주판 엘 시스테마인 꿈꾸리 오케스트라에 대한 지원강화와 더불어 이주민 문화를 문화다양성을 증진하는 문화주체로 가꾸어 갈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어느덧 외국인 노동자나 결혼 이민자 등 이주민이 140만 명을 넘어섰다. 이중 광주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약 1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작년 우리 재단에서는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다모여 문화둘레로’ 사업인데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다양성 증진사업 공모에 선정된 사업이다. 외국인 노동자 밴드 결성,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음악교육 실시, 외국인 노동자 체육대회, 이주민과 지역민이 함께 참여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그리고 탈북 청소년인 새터민 청소년과 지역청소년이 함께 한 문화탐험대 활동 등 8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제 광주에서 살고 있는 이주민들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소통하면서 문화다양성을 확산하고 문화나눔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지역민들도 이들에 대해 애정과 관심으로 보답해야 한다. 이주민 문화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자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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