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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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의소리 채복희 이사
  • 승인 2013.01.0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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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이사
지난 12월 19일 대선 이후 광주가 또다시 민주화의 성지로 떠올랐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두 개로 나뉘어진 세상, 즉 52와 48중 48의 영역 속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선 때 야당의 문재인 후보를 찍은 48%의 국민들은 지지율 92%가 넘었던 광주를 다시금 민주화 도시로, 그리고 광주시민을 민주시민으로 떠올리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광주와 망월동을 순례하던 열기가 재현되는 듯한 양상이다. 실제 트위터 상에서는 광주를 찾아 힐링하겠다는 트위터리안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상파 3개 방송과 조중동 등 20여개에 달한다는, 이른바 주류언론이 단 한줄도 보도하지 않는 수없이 많은 사실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지난 대선 때까지 대안언론 역할을 했던 ‘나꼼수’를 필두로 ‘뉴스타파’, ‘발뉴스’, ‘저공비행’ 등 팟캐스트계를 주름잡았던 새로운 미디어는 적어도 1천4백만여명의 국민들 눈과 귀에 한번 이상씩은 전달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이는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던 나꼼수가 매회 1천만건을 상회했다는 기록으로도 입증되는 사실이다.

이중 비디오로 전달되었던 뉴스타파는 지상파 TV가 전혀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언론의 절대적 사명인 진실보도를 구현코자 노력했다. 매회 다뤄진 뉴스의 품질은, 제작진이 놓여있던 열악한 여건을 감안한다면, 사장의 전횡에 의해 삼류방송으로 전락한 MBC에 비할 바가 되지 못했다.

실제 그 뉴스타파가 대구 구미 박정희 고향을 찾아 취재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심지어 도지사와 시장 등 기관장급들까지 모두 나선 가운데 독재자 박정희를 ‘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하는가 하면, 지역민들은 “독재는 당연했으며, 그 덕분에 니들이 대학도 나오고 밥이라도 먹고 산다”고 악다구니를 써댔다. 그 지역에는 또 전두환 기념관도 만들어져 있다. 그것도 교육청 예산이 지원됐다고 해서 말썽을 빚기까지 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연초 4월 총선에 이어 대선 결과는 결국 그러한 ‘무지’와 ‘몽매’의 뒷받침에 의한 승리로 끝났다. 악몽처럼 2012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보통의 양식있는 한국인들이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범죄 용의자(제수씨 성추행자, 논문 복사자)들을 국회의원으로 뽑는 경우도 속출했었다.

대선 전 경상도 지역출신 젊은이들이 부모를 설득한다는 트위터가 계속 올라왔었음에도, 대선 이후 비록 깨어있는 이들이 광주를 다시 찾고 있다 해도 지난 5년에 이어 아니, 그보다 더 암울한 시대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반신반인을 외치는 인간들보다 더 황당한 자들이 출몰했다. 김경재, 한화갑. 한때나마 이곳을 발판으로 유명세를 구가했던 정치인들이다. 무지한 이들도, 몽매한 이들도 아니다. 노욕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들을 한때 지지했던 지역민들을 그냥 ‘멘붕’에 빠지게 만든다. 김경재, 한화갑 같은 이들이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는 가운데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처럼 외지인들에게서 그나마 위로받는 광주는 오늘도 매서운 한파에 더욱 외롭고 춥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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