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계사년 신년사> 새술은 새푸대에
<2013년 계사년 신년사> 새술은 새푸대에
  • 문병란
  • 승인 2012.12.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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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병란

금년은 민속으로 뱀띠 흑사의 해라고 한다. 뱀이 지혜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창세기 같은 데도 사탄이라고 한다. 달변의 혓바닥으로 유혹하여 하느님을 배반케 했고 인류를 타락시켰다고 한다.
고정된 작고 까만 눈, 발이 퇴화하여 온몸으로 기어 다니는 징그러운 몸뚱이, 음지에 굴을 파고 숨어살며 원죄의 악연으로 그 대가리를 까 죽여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야릇한 적대감 등 생각만 해도 소름이 쫙 끼친다.

특히 우리 전남과 광주 사람들 지금 우리들의 가슴은 태풍 사라호나 매미가 핥고 간 자리처럼 황량하고 상처투성이 이다. ‘희망가’ 읊조렸던 그 마음마저도 어마어마한 1,400만 명의 민주통일 염원의 일편단심의 반대표로 전락하고 보니 민주선거에서 1%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당선시킨 1,500만 표도 소중하지만 진정한 민주선거의 의미는 낙선된 1,400만 반대표의 의미가 국가발전의 미래에 대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반대표를 낙선표로 사장시킨다면 이 땅의 반쪽이 소외당하고 균형을 잃어 국가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

옛말에도 성현 가라사대 ‘요순의 백성은 요순을 닮고 걸주의 백성은 걸주를 닮는다’하였다. 다수가결의 원리에서 그 표의 질을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운동법칙으로 반대자의 의견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 국정을 책임질 당과 대통령 당선자 비록 ‘새술’도 아니고 ‘새푸대’도 아니지만 지난 5년간의 수많은 파행을 청산하지 않는다면 더욱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계사년 원년 뱀띠해의 불길함을 지난 5년간의 파행, 다수당의 횡포로써 언론개악법을 단독국회로 통과시켜 선거기간 중 TV 화면이나 신문지면을 들여다보기 저어케 한 것이나 4대강 사업 같은 어마어마한 국고 낭비의 토목건설업의 예산이 담긴 큰 예산통과를 공권력까지 동원하여 통과시켜 강물 속에 그 많은 예산을 떠내려 보낸 그런 후유증을 씻어낼 용단이 있어야 1,400만 표에 대한 예의가 바로 설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중 보혁 대결을 강조하면서 이 땅의 분단 병을 더욱 악화시켰지만 결국 지역대결 현상은 무엇을 말하는가. 대통령을 한 지역의 편파적 자기 세력으로 전락시키려는 지역이기주의 망국병도 되살아났었다. 전남 광주의 90% 이상 일편단심 표는 광주의 응어리 그 한이 균형발전이나 선정에 의해서 치유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국경 없는 후삼국시대 같은 낡은 지역대결 구도는 조국의 분단을 고착시킬 우려도 있고 민족의 대의를 그르치며 주변의 제국주의 잔재들의 야욕을 돋울 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우리는 말 잘하는 웅변가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다. 언행일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게 공포탄 화약내 나는 선심정치보다 균형발전과 소외된 지역의 반대표를 국력발전의 원동력이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외세 미국을 필두로 등거리 외교의 원칙을 지키고 진덕여왕의 수치스런 ‘치당태평송’ 같은 역사적 교훈을 잘 새겨 동족간의 대결구도보다 동반자 관계 6.15 공동선언의 연방제 통일을 위한 대화의 재개, 남북경제교류로서 실리와 명분 양면을 충족하는 민족자결의 당당한 주체성을 발휘하여야 1400만의 표가 단순한 반대표로 전락하지 않고 민족모순 해결의 원동력이 될 것을 거듭 강조해 마지않는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외유내강의 어머니 그 사랑으로 위기에 선 조국의 미래에 다시 희망의 등불 켜지기를 바란다. 진실로 승자가 되기 위해선 이기고도 지고 지고도 이기는 그 승리의 참된 비결을 되새기면서 승리자의 꽃다발로 패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관용이 있어야 이 나라의 정가에 하모니를 가져올 것이다. 승복의 예의도 관용의 미덕도 모두 반성의 자세로 서로 보이지 않는 눈물을 닦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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