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 첫날, MBC화면엔 ‘5.16 군사혁명’
박근혜 당선 첫날, MBC화면엔 ‘5.16 군사혁명’
  • 시민의소리
  • 승인 2012.12.20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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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데타도 5.16으로 처리… 박근혜 체제 MBC 편파방송 예고하나
KBS앵커는 "친근한 친누나 같다고들 하더라" 뉴스 중 멘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결정된 이후 언론들의 보도태도에 지나친 찬양 일변도가 나타나면서 언론의 정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정권장락과 관련된 5.16군사쿠데타로 역사적 사건이 정리된 내용을 단순히 5.16'으로 표시하는가 하면 옛날 화면을 이용해 은근히 5.16군사혁명을 보여주는 등 그 보도태도가 치졸하기 짝이 없다.

KBS의 중견 앵커는 박 당선자에 대해 “(만나보면 불통이 아니라) 아주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눈다, 친근한 친누나 같다고들 한다”고 미화하는 언사를 쏟아냈다.

MBC는 박근혜 대통령 후보 당선 소식이 유력해진 20일 새벽부터 박 후보의 인생을 그린 리포트를 내보내면서 찬양방송에 연이어졌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미디어오늘에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MBC는 20일 새벽 12시 15분경 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면서 <험난했던 대선 역정 "신뢰와 원칙 강조"> <대통령 당선의 주역들…충성심 강한 참모들>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으로…박근혜는 누구?> 라는 리포트를 연달아 내보냈다.

첫 리포트에서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단 한번도 '쿠데타'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5.16'으로 표현했다.

MBC는 "박 당선자에게 아버지 고 박정희 대통령은 큰 정치적 자산인 동시에 넘어야 할 산이었다"면서 "대선전 초반 야권은 5.16과 유신 등 과거사의 고리에 대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MBC는 관련 화면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옆에서 서 있는 박근혜 당선인의 모습에 이어 바탕화면에 서울시내에 탱크가 돌아다니고 '5.16 군사혁명'이라는 자막을 화면 한 가득 채운 지난 1961년 5.16 쿠데타 당시 흑백 방송 화면을 내보냈다.

MBC는 5. 16 군사혁명이라고 쓰인 방송 화면을 20일 새벽 내보낸데 이어 20일 오전 <특집 뉴스투데이>에서도 리포트를 보도했다.

이어 지난 박 당선인이 인혁당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5.16, 유신, 인혁당사건 등은 헌법 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의 녹취를 전하고 "당선자의 선택은 정면돌파였다"고 보도했다.

MBC는 "독재자의 딸, 선거의 여왕, 수첩공주, 원칙의 정치인 그녀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이제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이 대신하게 됐다"고 끝을 맺었다.

MBC는 <대통령의 딸에서 대통령으로…박근혜는 누구?>라는 리포트에서도 "10살 때인 61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으로 최고 권좌에 앉게 되면서, 박 당선인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된다"고 보도해 '5.16 쿠데타'를 '5.16'으로 처리했다.

MBC는 지난 2006년 5월 지방선거 당시 박 당선인의 일화도 소개했다.

MBC는 "이른바 '컷터칼 테러'를 당해 입원해서도 '대전은요?'라며 선거상황을 걱정했다는 일화가 남겨진 이 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은 압승하면서 박 당선인에겐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이 붙게 된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당선의 주역들…충성심 강한 참모들>이라는 리포트에서는 "신뢰와 원칙을 강조해 온 박근혜 당선인의 주변에는 충성심 강한 참모들이 많다"면서 김무성 총괄 선대본부장, 최경환 의원, 서병수 사무총장, 이한구 원내대표, 이정현 공보단장, 이학재 의원, 김강도 서강대 명예교수, 최외출 영남대 교수, 안종범, 강석근 의원,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안대희 정치 쇄신특위위원장 등을 꼽았다.

이재훈 MBC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박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전제로 만들어놓은 리포트로 보인다"면서 "과거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인생 역정을 보도해왔는데 그런 맥락에서 큰 문제가 없지만 5.16은 정확히 군사쿠데타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다.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MBC가 대선에서 박 후보에 대한 편향 보도를 일관되게 해왔다는 지적을 받은 만큼 당선 행보에 있어서도 찬양 일색의 방송을 할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또한 MBC 민영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박 당선인은 후보시절부터 MBC와 한 몸으로 움직였다"며 "현실적으로 지금 그동안 업무 복귀 이후에도 파업 참여자에 대해 지속적으로 탄압을 해 왔는데 박근혜 체제가 들어서면서 그 강도가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 국장은 "MBC 민영화 문제가 가속화될 수 있다. 단순히 김재철 사장 퇴진이 문제가 아니라 공영방송의 존립이 문제다"며 "MBC를 민영화해서 정수장학회 지분을 챙기고 MBC를 영구적으로 정권이 바뀌더라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수구 보수세력의 나팔수로 붙잡으려는 시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되던 19일 밤 KBS의 중견 앵커가 박 당선자에 대해 “(만나보면 불통이 아니라) 아주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눈다, 친근한 친누나 같다고들 한다”고 미화하는 언급을 해 대통령 취임 전부터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또한 그는 박 당선자가 기자들과 악수하는 것에 대해 “억울했을 때 기자들이 기사를 잘 써줘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KBS 1TV <일요진단> 진행을 맡고 있는 황상무 앵커(시사제작1부)는 이날 밤 방송된 <제18대 대통령 선거 개표방송 3부>를 진행하면서 박 당선자가 삼성동 자택을 빠져나와 여의도 새누리당사 내 기자실에 도착해 기자들과 악수를 하는 모습을 중계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황 앵커는 이번 대선 기간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18대 대선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부터 박 당선자에게 ‘용비어천가’를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KBS 기자는 “왜 앵커가 그런 손발이 오그라드는 해설을 하느냐”고 말했다.

황상무 앵커는 20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낯뜨거운 미화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시각에 따라 그렇게 볼 수도 있는데, 문 후보가 당선됐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당시 프로그램은) 당선자에게는 축제의 말을, 낙선자에겐 위로해주기 위한 취지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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