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CCTV고장 2개월간 나 몰라라 ‘충격’
학교 앞 CCTV고장 2개월간 나 몰라라 ‘충격’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11.3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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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통합관리 시스템 하루빨리 시급

초등학생에 대한 성폭행은 물론 묻지마 폭행 등이 만연되어 학교안전의 강화가 필요한데도 안전을 책임져줄 학교 앞 CCTV가 2개월여 고장난 채 방치되어도 관할구청과 경찰이 모두 '나몰라라'하고 늑장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지난 27일 봉선초등학교 근처에 주차를 한 A씨가 학교 부근 모 어린이집에 A씨의 자녀를 데려다 주고 잠시 주차를 한 사이에 펑크가 난 것이다.

처음 펑크난 사실을 모른 채로 주행을 하다가 A씨는 큰 도로에서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이후 A씨는 짐작 가는 범인을 찾기 위해 방림지구대에 CCTV 확인을 요청 했지만 아무런 결과를 받아볼 수 없었다.

A씨, CCTV 2개월 고장난 사실 알아

A씨에 따르면 방림지구대에 가서 사고를 접수하고 CCTV 확인요청을 했지만, 지구대 측 여경은 당연하다 듯한 태도로 “2개월 전에 고장 나서 볼 수 없다”며 “저희는 모니터링만 담당하니까 고장 문의는 남구청이 관할이니 그쪽으로 문의하라”는 답변만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A씨는 도무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학교 근처 학생들의 신변을 보호해줄 CCTV가 고장 난 채 범죄에 노출되어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펑크 난 타이어는 고치면 되지만 학교 앞 CCTV가 고장 난 것을 알고 있으면서 몇 개월째 방치하고 고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며 “더 큰 사고가 나야지 그때서야 고칠 것이냐, 학교 주변이 이렇게 관리하고 있으면 범죄가 발생하면 어쩔꺼냐”라며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2개월간 수리가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방림지구대 측은 “고장수리의 예산은 우리에게 편성된 것이 아니어서 고쳐달라는 건의는 많이 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보수업체가 DNS 서버교체를 하고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방림지구대 측은 2개월 전인 9월 초순 경 봉선초교 앞 방범용 CCTV가 작동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남구청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수리를 요청하는 공문은 11월 13일 처음 접수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

남구청 회계과 박중건 통신주무관은 “이전에 구두 상으로 알고 있어 구청에서는 지난 11월 5일에 유지·보수 업체에 먼저 공문을 통해 수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유지보수업체는 11월 16일 공문을 통해 제조업체가 솔루션 부재로 DNS 서버오류를 잡지 못하고 있어 12월 6일까지는 복구하겠다는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박 주무관은 “모니터를 보고 있는 분들이 고장이 나면 빨리 빨리 이야기 해줘야 하는데 문제가 되면 그때서야 이야기 하는 것 같다”며 “일일이 공문을 주고받고 하는데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경찰 측이 직접 고장·수리일지를 작성해서 구청에 제출하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번 주 안으로 해결될 것 같다는 답변을 했지만 미지수다.

결국 신속한 수리조치가 취해져야 할 학교 앞 방범용 CCTV를 두고 모니터를 하는 방림 지구대측은 모니터만 확인한다는 이유로 고장·수리의 책임을 구청에 떠넘기고 나 몰라라 했다. 만약 고장 난 2개월 사이에 큰 범죄가 있었다면 덮지 못할 충격적인 결과가 나올게 뻔하다.

또 수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유지보수의 책임이 있는 남구청 역시 2개월 간 고장 난 학교 앞 CCTV에 대해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는 경찰 책임으로 떠넘겼다. 결국 범죄 취약대상인 어린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 앞 CCTV가 아직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예산은 시에서, 시설 유지·보수는 구청이, 모니터링은 경찰 측이 담당하고 있어 고장 때 복잡한 절차로 인해 방치되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칫 있으나 마나 무용지물이 된 셈이 됐다. 이처럼 CCTV 하나를 두고 몇 개의 기관이 얽혀있어 신속한 처리가 되지 않아 CCTV 통합관리에 대한 대책마련이 하루 빨리 시급하다는 지적이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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