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성운동사 19> 여성교육의 선각자 김필례(1)
<광주전남여성운동사 19> 여성교육의 선각자 김필례(1)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11.22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YWCA의 씨앗 김필례 선생

지금은 여성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시대 속에 살고 있다. 그러한 여성후보가 남성후보 못지않게 수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불과 20~30년 전에만 해도 여성의 사회진출이 시작했던 시기였고, 유교사상을 중시했던 20세기 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그러한 역사의 암흑기에 가려져왔던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던 선구자가 있다. 그녀를 통해 광주전남에서 활동했던 대부분의 여성 운동가들은 그녀의 교육 아래 함께 커왔다.

애국자이자 여성운동가 그녀

▲김필례 선생
바로 김필례 선생이다. ‘광주의 대모’라고 일컫는 조아라 선생도 김필례 선생의 영향을 받아 공부했고 YWCA활동을 해오게 된 것이다.

그녀는 1891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큰 활약을 펼친 인물이다. 광주의 여성교육을 위해 일생을 바친 그녀는 민족주의적인 교육관을 가진 애국자이자 여성운동가였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의 교회인 ‘소래교회’에서 신앙훈련을 받은 탓에 진보된 교육 환경 속에서 자라올 수 있었다.

그러한 김 선생은 한국 YWCA창립멤버로 여성들의 문맹퇴치를 위해 야학을 세워 운영하고, 여성교육기관 설립을 위해 노력하며 여성들의 지위를 이끌어내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헌신 했었다.

그녀의 제자들은 “김 선생님은 때로는 호랑이 선생님 이었지만 실력 있는 교장이며, 유능한 교육자였다. 또한 진실한 크리스천 여성 활동 지도자였다”고 회고한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들만큼 빼어나게 공부를 잘 했던 김 선생은 여자로써 교육을 받기 힘들었던 시절 서울 정신여학교(지금의 정신여중)를 다니게 됐다. 이곳은 그녀의 언니 김순애, 그리고 조카 김함라가 같은 시기에, 그리고 얼마 후에 민족 독립운동의 큰 별 김마리아가 이 학교에서 수학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상급생보다 공부를 곧 잘해왔던 그녀는 1907년 6월에 졸업하고, 17세 밖에 안 되는 나이에 이곳에서 수학교사로 채용됐다. 당시 어린 나이에 선생님을 한터라 제자들은 나이가 더 많아 때로는 “필례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이것 좀 가르쳐줘”라는 반말에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이든 학생들이 소녀 김필례 선생에게 주문하는 소리였다.

▲김필례 선생이 다녔던 우리나라 최초의 '소래교회'
동경유학시절 YWCA 접해

얼마 지나지 않아 1908년에는 관비유학생으로 선정되어 일본 동경여자학원으로 유학을 가게 됐다. 동경에서 유학생활을 지내는 동안 방학이 되면 YWCA 기숙사에서 지내왔다.

이로 인해 YWCA 여성 사회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한국에도 YWCA를 결성해야 겠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그런데 1909년 일본은 무력으로 대한민국을 장악해오더니 결국 한일합방을 강행했다. 비분강개를 토해냈던 유학생들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비극적인 소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망국은 현실로 점점 다가왔다.

결국 귀국을 하고나서 1916년 정신여학교로 돌아와 젊은 선생님으로 교단에 섰다. 과목은 주로 역사를 가르쳤다. 특히 우리의 역사를 가르치면서 우리민족의 위대성과 일본의 부당함을 학생들에게 체계적으로 주입시켜갔다. 그녀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은 훗날 일제의 부당함을 깨우쳐 3.1운동에 참여하게 되고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하게 한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의 일기장에는 ‘김필례 선생의 가르침이 너무 감동적이다’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그러다 그녀는 1918년 최흥종 목사의 동생이자 의사였던 최영욱과 결혼을 하면서 광주에서 거주하게 됐다.

광주에서 그녀는 상당히 까다로운 시어머니를 잘 모시고 어느 집안보다 더 성심성의를 다해 며느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이후 김 선생은 광주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여성 사회활동과 여성 계몽운동에 나서게 된다./김다이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