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날레 세계대회, 그 성과는
비엔날레 세계대회, 그 성과는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10.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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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현황공유 공동역할 모색하자”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비엔날레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세계비엔날레대회를 열어 주목된다. 비엔날레의 활동현황을 공유하고, 앞으로 비엔날레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하는 제1회 세계비엔날레는 28일과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이번 비엔날레대회는 ‘중심의 이동’을 주제로 기조발제와 23개 비엔날레의 사례발표, 그리고 117년 비엔날레 역사상 최초로 세계 비엔날레의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세계비엔날레대표자회의가 열린 것이다. 그리고, 30일에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세계적 정치석학인 샹탈 무프의 기조발제와 서울, 부산 등의 주요 전시와 문화시설에 대한 문화탐방으로 진행된다.

400여 명 운집…세계비엔날레대회 관심 뜨거워

28일에는 현대미술의 별들로 일컬어지는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 이번 1회 세계비엔날레대회의 출발을 순조롭게 해주었다.
이번 행사에 내한한 인사들은 이스탄불비엔날레의 비게 오레르 감독, 세계 저명미술잡지인 플래시아트 발행인이자 프라하비엔날레 감독인 헬레나 콘토바, 모스크바비엔날레 창설자이자 감독인 조셉 박스타인, 요코하마트리엔날레 감독이자 요코하마미술관장인 에리코 오사카, 리용비엔날레의 티에리 라스파이 감독, 1955년 창설되어 가장 권위 있는 판화비엔날레가 된 슬로베니아의 류블랴나 판화비엔날레 네벤카 시바베츠 감독 등 비엔날레 대표자 및 감독, 큐레이터 70여 명 등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광주비엔날레측은 자발적으로 비엔날레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온 세계 여러 나라의 독립큐레이터, 아티스트, 국내에서는 현대미술 전문가, 큐레이터, 아티스트, 행정가 등 400여 명이 첫날 행사에 함께 해 세계비엔날레대회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아시아, 광주에서 열린 세계비엔날레대회 ‘뜻깊어’

기조발제에 앞서 전설의 큐레이터인 르네 블록은 이번 비엔날레대회의 의미를 강조하며 앞으로의 공동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4회 이스탄불 비엔날레의 디렉터였던 르네 블록은 “2000년도에 카셀에서 있었던 회의는 즉흥적이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 광주에서 아주 전문적으로 확대돼 경이롭다”며 “이번 행사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기를 기대하고, 이 대회를 통해서 비엔날레대회 협회를 만들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번 1회 비엔날레대회 공동주최인 독일국제교류재단(IFA)의 엘케 무어는 “이러한 대회를 통해서 비엔날레 책임자, 감독, 아티스트 등이 대화를 하고, 담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의미 있다. 나아가 담론들이 시민들에게도 제공되는 것이 뜻깊다”며 “IFA도 지속적으로 이런 국제대회를 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또한 밝혔다.
공동주최 측인 비엔날레재단의 마리케 반 할은 “전 세계 현대미술을 리드하고 있는 광주, 아시아에서 제1회 세계비엔날레대회가 시작되는 것이 의미있다. 이번 대회는 여러 비엔날레를 조직하는 분들이 연대감을 느끼고 비엔날레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전 세계의 비엔날레가 서로 대화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중심의 이동․다원화, 세계시민주의에 대한 고찰

이번 제1회 세계비엔날레대회의 주제는 ‘중심의 이동’이다. 이와 관련해 포럼 디렉터인 후 한루는 “세계시민주의(코스모폴리타니즘)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바뀌고 있고, 이는 비엔날레 등 문화 전반에 중요한 관점을 갖게 하고 있다. 이는 비엔날레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간 우리가 갖고 있던 중심에 대한 이동을 이야기한다”며 “이는 기관과의 관계성, 창의성, 지역성, 동시대성, 사회적 관계 변화 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30년 간 아시아에서 비엔날레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이는 새로운 중심의 이동이다”며 “도심화, 민주화, 여러 가지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통해 비엔날레가 만들어지고 있고, 이런 배경 속에서 우리는 개인과 작가의 비전, 커뮤니티의 재창조 등을 이번 비엔날레대회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날 좌장인 후 한루의 설명에 이어 중국 출신의 세계적 철학자, 사상가인 왕 후이의 기조발제가 진행됐다. 그는 냉전시대 이후 사회변화에 따른 정치적 구조와 민주주의․평등의 문제 등에 관해 발제했다.
왕 후이는 “중국만 보더라도 20세기 말부터 글로벌화와 정치민주주의의 모순이 생기고 있고, 빈곤이 늘어나고 있지만 평등의 정치를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사회복지라는 것도 신자유주의 안에서 민영화와 시장중심의 세계화와 함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현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당과 언론의 위기를 들었다.
왕 후이는 “세계 여러 나라에 다양한 정치제도가 있는데, 나타나는 현상들은 왜 비슷한지에 대해 우리는 자문해야 한다. 평등의 정치, 평등주의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급진적인 코스모폴리타니즘을 발견하는 것을 예술”이라며 “현 시대의 정치, 경제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공론화하는 데 예술이 매개체가 되고 사람들에게 반성,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왕 후이의 기조발제가 끝난 후에는 세계 각국의 비엔날레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한편 29일에는 니코스 파파스테르기아디스 교수의 기조발제, 비엔날레 사례발표, 종합토론 등이 진행되고 오후 5시30분부터는 세계비엔날레대표자회의가 열린다.
세계비엔날레대표자회의는 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의 비엔날레 대표와 감독, 큐레이터들이 자리를 함께 해 공동의 목표와 역할을 논의하고, 강한 연대를 통한 새로운 가능성과 공동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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