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不好 엇갈린 ‘광주비엔날레’ 시내 전시공간
好不好 엇갈린 ‘광주비엔날레’ 시내 전시공간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10.18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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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곳곳 비엔날레 스며든다고는 했지만 아쉬워

제 9회 광주비엔날레 ‘라운드 테이블’이 지난 9월 7일 개막해 어느덧 중간점을 지나 전시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광주 비엔날레는 보통 잘 알고 있는 중외공원에 위치한 비엔날레 전시관뿐만 아니라 광주 전역에서 비엔날레 작품들이 설치되어 관람객들의 발걸음을 유혹하고 있다.

이처럼 광주극장, 대인시장, 무각사 등에서도 다양한 비엔날레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는 등 소리없는 아우성을 치고 있다.

▲충장로 5가 광주극장 뒤에 위치한 사택.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 作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상담
먼저 충장로5가에 위치한 광주극장 뒤편 폐허된 2층집이 설치미술로 탈바꿈되어 이색전시회를 보여주고 있다. 이 곳은 광주극장 사택 전체를 재료로 삶은 ‘자동건축 작업실: 비효율적인 땜질 워크숍: 극장 뒤 무료상담’이라는 긴 제목의 작품을 볼 수가 있다.

이 작품은 아브라함 크루스비예가스 멕시코 작가가 3주간 이곳에서 머물러 일주일에 걸쳐 주변 사람들과 여러 분야에 걸쳐 토론을 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이곳에서 거주하면서 전시현장에서 나온 재료를 그대로 설치미술로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폐가와 그곳에 남아 있던 쓰다만 칫솔, 빗자루, 전선, 병뚜껑 등 다양한 도구들을 이용하여 어디까지를 작품으로 봐야할지 난감한 개념미술이기도 하다. 2012 광주비엔날레 전시 작품이 전반적으로 난해하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광주극장 비엔날레 작품을 관람했던 이진희(직장인·25)씨는 “대부분 비엔날레 작품이 설명 없이는 이해하기 힘들긴 하지만 이 작품은 정말 도슨트의 설명이 없었더라면 어디까지가 작품인지 너무 난해하다”며 “광주극장의 내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사진전시물이 그냥 눈으로 보기에도 이해하기 쉬운 작품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지난 14일 폐막한 7080충장축제 ‘추억의 거리’를 재현한 곳에 위치한 이곳은 축제기간 뜨거운 호응을 받은 좁은 골목길로 시민들의 발걸음이 붐볐던 곳이다. 하지만 충장축제가 끝난 이후 이곳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광주극장 측 관계자에 따르면 “주말에는 영화 관람객이 있어 사람이 조금 있지만 평상시에는 비엔날레 작품을 일부러 보러 오는 사람은 5팀 정도밖에 안온다”면서 “충장축제 기간과 너무 상극이다”며 인적이 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외 광주극장 비엔날레 작품으로는 극장 속 세트 속에 작은 세트를 마련한듯한 버티컬 서브마린의 ‘숲:무슈 팽의 한 챕터’, 사진 전시를 한 조현택의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작품을 볼 수 있고, 4편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작품을 매일 오후 5시 30분부터 하루에 1번 교차상영을 해 편안하게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반면 광주 대인시장은 아시아문화예술활성화 거점프로그램과 함께 비엔날레 전시작품들로 침체됐던 시장의 활기를 되찾은 듯 했다. 비엔날레 작품이 대인시장에 그대로 스며들어 시장에는 외국인들과 젊은이들의 에너지로 가득 찼다.

딕 베르뒬트의 ‘미소의 문’은 색노란 장판으로 꾸며낸 장소로 한눈에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외에도 서도호의 ‘탁본 프로젝트’, 아 젠치우 카리오카의 ‘암흑의 벽’, 로이스 응 제바디아 애링톤, 고서휘, 그리고 소이치로 미츠야의 협력의 ‘제바디아 앨링톤의 발라드’, 김범의 ‘노란비명’, 포크롱 아나딩의 ‘무제’, 길초실의 ‘공동체들’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대인시장 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도슨트 설명을 듣고 있다.
▲딕 베르뒬트 作 미소의 문
주말에는 퍼포먼스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고, 시장의 활기찬 모습과 함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부담 없이 비엔날레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다.

대인시장 비엔날레 전시장을 찾은 황다은(대학생ㆍ20)씨는 “시장구경도 하면서 곳곳에 숨어있는 비엔날레 작품을 찾는 재미가 솔솔하다”며 “전시관에 갇힌 미술작품들보다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무각사 비엔날레 전시관
▲볼프강 라이프作 망망대해와 우순옥 作 아주작은 집-무각사(색들의 방)
한편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무각사의 비엔날레 작품은 평일, 주말에 관계없이 인파가 몰렸다. 바로 광주 비엔날레 전시장 입구에서 운영되는 ‘무료 셔틀버스’ 덕을 톡톡히 본 듯했다. 한가한 평일에도 200~300여명씩 방문하는 무각사 비엔날레 전시관은 숙연해지는 전통적인 절과 어울려 이색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곳 1층에는 쌓인 천일염 위에 발을 얹어 명상을 할 수 있는 김주연의 ‘기억지우기’, 2층은 데인미첼의 ‘천상지도’, 안리 살라의 ‘틀라텔로코 충돌’을 감상할 수 있으며, 3층에는 칸칸마다 다양한 색의 빛을 내고 있는 우순옥의 ‘아주 작은집-무각사(색의 방)’과 볼프강 라이프의 ‘망망대해’ 두 작품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렇듯 광주 곳곳에서 비엔날레가 스며들고 있는가 하는 반면에 한 관람객은 관객반응을 살피는 설문조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비엔날레 한 도슨트는 “관람객들에게 설문지 1장만 권유해도 꺼려하시는데 비슷한 질문으로  장수만 늘려 4쪽(2면)이나 되는 분량의 설문지를 건네는 것은 오히려 내가 더 민망하고 꺼려하게 된다”며 설문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으로 11월 11일 폐막을 하는 제 9회 광주비엔날레를 두고 전문가, 시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보완점과 소통의 절충안을 수렴하여 점차적으로 광주비엔날레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고의 ‘비엔날레’가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김다이 기자

▲무각사에 위치한 김주연 作 기억지우기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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