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여인’와 ‘빛고을 사내’가 만나다
‘아리랑 여인’와 ‘빛고을 사내’가 만나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10.08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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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으로 희망을, 빛을 보았네

“공연하는 내내 울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어요”
2012광주세계 아리랑축전의 주제공연인 ‘빛고을 아리랑’ 주연 배우들이 혼신의 힘으로 명연기를 펼쳐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공연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장에서 펼쳐졌다.

광주세계아리랑축전의 핵심 콘텐츠였던 주제공연 ‘빛고을 아리랑’은 김명곤 총감독(전 문화관광부장관)이 직접 대본과 연출을 맡고 광주 대표 예인 윤진철 명창(광주시립국극단 예술감독), 힙합댄서 팝핀현준과 소리꾼 박애리 부부가 출연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빛고을 아리랑’이 다른 공연과는 달리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광주의 80년 5.18정신과 뒤섞여 아리랑 정신으로 승화시켰다는 점.

시작은 21세기의 젊은 세대인 ‘자전거 청년’이 빛고을이라는 환상의 공간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는 ‘빛고을 요정’에게 이끌려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민중의 아픔을 목격하게 된다. 그 속에서 우리 겨레의 여인 ‘아리랑 여인’과 광주의 역사를 상징하는 ‘빛고을 사내’의 사랑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사랑 이야기 속에는 기쁨과 슬픔, 죽음과 부활을 소재로 다루어 우리 민중의 아픔-슬픔-극복을 하는 과정과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애틋한 사랑을 하던 ‘빛고을 사내’가 5.18을 겪으면서 공연은 점점 고조에 달했다. 민중들은 계엄군에게 공격을 받고 쓰러져 나가 잠들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빛고을 처녀’가 나타나 슬픈 영령들의 혼을 씻겨주었다.

다시 ‘아리랑 여인’는 ‘아리랑 중년’으로 바뀌어 ‘자전거 청년’에게 “5.18의 이야기가 가까운 엄마, 아빠 가족이야기란다”라며 구슬프게 해설을 한다.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펼쳐진 주제 공연은 광주시립무용단,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광주시립국극단, 놀이패 신명도 함께해 국악부터 현대무용, 힙합까지 스펙트럼 넓은 공연을 선보였다.

▲2012광주세계아리랑축전 김명곤 총감독
반면 다양한 장르를 한데 묶어놨기에 조잡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모든 공연팀이 공연을 하면서 입을 맞춰 ‘빛고을 아리랑’을 다같이 불렀기에 적절히 어울릴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김명곤 총 감독은 “아리랑 정신이 가장 어울릴 수 있는 것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한 5.18정신이라고 생각해서 아리랑과 더불어 승화시키려고 노력했다”며 “아리랑이야 말로 가장 현대적이고 세계적으로 탈바꿈되어 빌보드 차트 1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아리랑 여인’역 박애리씨는 “여인 역할을 하면서 광주 시민들의 입장이 되는 것 같아 공연 내내 눈물이 나는 걸 참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이렇게 상징적이고 메시지를 담은 공연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끝까지 젊은 세대에게 대물려 이어가길 바란다”며 세계에까지 알려지길 바랐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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