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사 이전, 현 청사 활용은 어떻게?
남구청사 이전, 현 청사 활용은 어떻게?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09.12 2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체 또는 부분 매각해야 vs 존치해 공원조성 해야

광주 남구에는 교통 혼잡과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사고도로’로 불리는 곳이 있다. 바로 남구 중심지 백운동에 위치한 ‘백운고가’다. 이곳은 아침저녁 출퇴근길에 가장 교통체증이 심각한 곳이다.

수년전부터 위험시설로 분류된 광주 남구 백운고가도로는 통행량이 많은데다 급커브로 인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한 백운교차로 부근에 새롭게 들어설 남구청 공사(주월동 옛 화니백화점 건물)가 한창인 가운데 이 일대의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교통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또 다른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남구 봉선동의 현 청사 부지를 두고 이전 이후 매각하느냐 다른 용도로 활용하느냐는 등 구청과 주민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어 합의점을 찾아야 할 상태인 것이다.

현 청사 활용방안 주민 공청회 열어

이에 남구는 내년 3월 2일 남구종합청사 이전을 앞두고 현 청사부지 활용방안을 주민 다수의견에 따라 결정하기 위해 오는 20일 남구종합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현 청사 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한 주민의견을 묻는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공청회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주민의견 수렴을 위해 참여자를 공개 모집키로 했다. 특히, 16개동 전체 주민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각 동별로 균형 있는 참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안배하기로 했다.

공청회가 끝난 이후에는 주민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나온 결과에 따라 과반수의 주민이 선호하는 방향으로 현 남구 청사 활용방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10일, 월산 4동 주민센터에서 ‘주민과의 대화’를 나눈 남구 최영호 청장은 “현 남구 청사는 임시 조립식으로 지었고, 현재 너무 노후화가 되었다"면서 "에너지 절약에 따라 청사의 전기세를 아껴야 하는데 구조적으로 전기세도 아낄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또 최 청장은 “현재 청사이전 문제에서 남아있는 과제는 봉선 2동에 위치한 현 청사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가 문제다"면서 "이 문제를 민주적인 방식으로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공청회를 여는 것이고 이 절차가 없다면 두고두고 뒷말이 무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주요한 여론은 매각을 해서 남구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해야 된다는 의견과 현 청사 주변에 살고 있는 분들은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존치해서 공원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오는 20일 공청회를 통해서 투표로 확정을 지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활용방안 두고 다양한 의견 분분

이로써 현 청사의 운명은 20일 공청회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최 청장은 신청사 지하주차장에 구청소유 대형 버스나 트럭이 주차되지 않는 점에서 현 청사를 매각하고 공용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옛 보훈청, 보훈병원 부지를 매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봉선 2동에 사는 김 모씨(46)는 “매각을 통해서 주변 주차장 공간 매입에만 주력하고 있는 게 아니냐, 그러다가 교통대란이 발생하고 백운동 일대는 더 혼잡해질 것 같다”며 “현 청사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서 도서관이나 공원으로 활용하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실제로 신청사는 지하6층까지 주차장용도로 활용되어 약 6,800평에 450대 주차 공간 확보, 장애인과 민원인을 위해 옥외주차장 300평에 30~40대 주차 공간 확보를 했다. 여기에 구 보훈청과 보훈병원의 5,600평 땅을 매입해 150~20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계획을 갖고 있다.

▲광주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노경수 교수
한편 주민 공청회의 토론자로 참석 예정인 광주환경운동연합 박미경 사무처장은 “환경연합측은 관공서 이전문제와 관련하여 남아있는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자는 주된 입장이다"면서 "하지만 현재 현 남구 청사는 공원으로 조성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부분도 있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구청장 입장에서는 매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만약 오는 20일 공청회에서 과반수의 반대 입장에 심하게 부딪힌다면 현 청사 문제를 주민의 뜻대로 이끌어 갈 것인지 미지수가 된다.

주민 공청회의 또 다른 토론자인 광주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노경수 교수는 “현 청사 인근주민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리겠다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다”면서 “가장 완벽한 대책은 공원조성이 좋겠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절충안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교수는 “가장 중간합의점인 예산에도 맞고 주민의견에도 맞는 부분매각을 통해 현 청사를 구민들이 자주 이용하면서 창의성 있고 살아 움직이는 장소로 활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구 화니백화점 건물에 들어설 남구청사 신축 건물 조감도

여전히 백운고가 교통 문제 우려

이렇듯 현 청사 활용방안만 가지고도 무성하게 많은 말이 나오는 상태다. 하지만 청사이전이 결정되기 전부터 우려했던 백운고가 일대 교통체증 문제는 아직까지 ‘뜨거운 감자’인 듯하다.

백운고가 철거시기를 두고 당초 남구는 2013년 3월 신청사 이주 전에 백운고가를 철거하고 교통 혼잡을 방지하기 위한 우회도로를 개설할 계획임을 내세웠던 입장과 달리 시에서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이후 철거해야한다는 충돌되는 입장을 내비췄다.

하지만 지난 4월 16일 남구는 백운고가 철거시기에 대해 광주시와 이견이 없으며 시의 방침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결국 신청사 이주 전에 교통대란의 주범인 백운고가 철거문제는 백기를 든 셈이 됐다.

이에 남구 청사건립추진단은 현재 효천2지구~노대마을간, 구 대동고~월산마을(짚봉터널)간 우회도로가 있기 때문에 백운광장 경유 차량을 분산시켜서 옛 화니백화점 당시보다는 교통흐름이 원활하고 교통체증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백운고가로 인해 월산동에서 신청사를 방문하기 위한 차량동선은 남광주 농협을 지나 U턴을 하거나, 구 대동고부근까지 가서 U 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여서 청사 접근성 문제를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남구 신청사 문제와 관련하여 갖가진 언쟁이 많은 상태에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세워 청사 이전을 늦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김다이 기자

<인터뷰>배윤식 남구 청사건립추진단장

   
▲배윤식 남구 청사건립추진단장
현 남구청은 1995년도에 조립식 판넬구조로 개청을 했다. 그동안 중간에 개보수도 해왔지만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게 되고 청사를 방문하는 주민들의 휴게 공간조차 없었다.

또한 보도 접근성은 좋지만 차량으로 이동하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을 뿐더러 현 청사는 150여대의 주차 공간뿐이어서 주차난도 심각했다.

현재 공사 중인 신청사에는 총 1만 3,000평에 650~700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할 것이며, 백운고가 부근은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신호등 체계를 재정비해서 보행자의 동선을 줄일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백운고가 유입 차량의 수를 분산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돌아가는 협조도 필요할 것이다.

또한 현 청사 문제는 봉선 2동에 살고 있는 주민만을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남구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매각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다.

남구의 현 청사를 매각하게 된다면 남구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게 되고, 신청사 주변 백운동 일대는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다. 조그마한 소공원도 없는 월산동, 백운동에 공원을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이라도 생기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