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勞 법원 금지결정 '총파업' 돌입 못해
금호타이어勞 법원 금지결정 '총파업' 돌입 못해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8.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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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후 4년째 '삐걱삐걱' 불안
27차례 협상 일부 합의 도출, 임금에선 결렬

금호타이어가 노조가 16일 당초 예정했던 총파업출정식을 갖지 못한 채 회사와 사법부에 대한 규탄대회를 갖는 것으로 대체했다.

광주지법 제10민사부(박병칠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금호타이어 사측이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호타이어지회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을 인용 결정하고 노조의 전면파업과 부분파업, 태업 등의 쟁의행위를 전면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전국금속노조와 금호타이어 지회가 전면파업시 1일당 2000만원, 부분파업과 태업 때 1일당 300만원, 시설점거 및 사업장 운영 방해 등의 쟁의행위 때 1회당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날 오전 금호타이어노조는 오후에 있을 총파업출정식에 대한 준비로 회사는 총파업에 대한 긴장감이 돌았다. 그러나 법원의 파업금지 조치로 오후 6시 30분 현재 이광균 금호타이어노조 지회장과 대의원들은 간담회를 가졌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해답을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이번 법원의 인용결정이 송달된 날로부터 파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날 오후 6시 광주공장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전체 노조원들의 의견을 묻는 행사로 진행됐다.

노조원들은 파업광장에서 나발을 불며 전체 구성원들의 사법부와 회사측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금호타이어노조는 27차례에 걸친 협상이 임금 부분에서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결국 파업이라는 수순을 밟았지만 노조측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당황한 모습이었다.

결국 이광균 지회장은 17일 오전 6시30분부터 정상 조업을 위해 파업을 철회하고 대신 보다 회사측을 압박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조합원들의 권익과 승리할 수 있는 노조가 되겠다고 밝혔다.

위태위태한 경제 찬바람 몰아쳐

이번 금호타이어의 '파업 사태'를 지켜본 지역 경제계는 불안하다. 다행히 광주의 또다른 대기업인 기아차 노조는 파업이라는 극단으로 치닫지 않아 한숨을 돌린 상태이지만 금호타이어노조가 갈등국면이 봉합되지 않아 여전히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세계경제의 위기가 국내경제에 미친 영향, 우리 지역경제에 한여름 찬바람이 휘몰아칠만큼 냉랭한 형국이다. 많은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엊그제까지 비빔밥, 애호박찌개를 6천원씩 팔던 식당이 3천원으로 내리면서 손님끌기에 안간힘이고 하루 매출액 40~50만원대의 커피전문점은 20만원대로 뚝 떨어져 울상이다. 이제 가을옷 장사에 나서는 의류점들은 신상품을 내놓기 시작하지만 물어보는 고객이 없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만약 금호타이어가 파업하게 된다면 지역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이들의 무기한 총파업은 지역경제에 심각한 파장이 예상된 데다 또다시 강경 파업지역이라는 지역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사 양측 입장 팽배한 대립각

물론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7월 10일 경고 파업 이후 27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할만큼 인내심을 가졌다. 회사측에 압박을 주기 위해 하루 4시간 부분파업도 병행했다. 그리고 13~15일까지 부분파업을 임시 철회하고 정상 조업을 하며 사측과 집중 교섭을 했다.
하지만 노사 양측은 근로시간 면제와 인사·경영권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았으나 임금 부분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임금 13% 인상, 워크아웃 중 임금 반납분 회복, 비정규직 철폐,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7월 10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노사간 쟁점은 워크아웃 중 생산직에 대해 시행한 임금 반납 철회와 임금 인상이다.
그러나 사측은 임금삭감과 일부 임금 반납은 채권단과 노사가 공동 합의한 사항이라 번복할 수 없다며 지난 파업 당시 직장폐쇄와 노조원에 대한 소송이라는 강경책을 빼들기도 했었다.

이번 교섭에서도 일시적인 상여금(5월 상여금 기준 150%) 지급 외에 워크아웃 종료까지 임금 13% 인상과 기존 반납분 지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은 생산량 차질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직장폐쇄 여부는 채권단 등과 협의해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측, 하루 생산감소 피핵 70억원대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광주공장과 곡성, 평택 공장에 근무하는 생산직 근로자는 2천900여 명(감독자 포함 3천696명)이고 협력업체 종사자는 2만3천 명이 넘는다.
사측은 현재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정상 근무 중인 생산직 근로자는 500여 명으로 평소 대비 25~30%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지난 2009년 8월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금호타이어 측은 만 3년 안에 해고 근로자와 동일 직군을 채용할 경우 기존 해고자를 우선 채용하도록 하는 노동법 규정에 따라 신규 채용 등 대체 인력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측은 이날부터 시작된 총파업으로 1일 평균 70억원의 생산감소 피해가 예상되며 지난달 10일부터 1개월여 동안 지속된 부분파업으로 지난 12일까지 1천억원(타이어 120여만개)의 생산감소 피해가 발생했다고 사측은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2009년 12월 경영난으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신청한 이후 2010년 4월, 2011년 3월에 이어 이번에 3번째 파업을 앞두고 있다.

이날 규탄대회 현장에는 오병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광주시농민회장 등 진보계열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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