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위안부 문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일본 위안부 문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8.16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광주지부 150명 충장로 광주우체국앞에서 머리 조아려
▲ 일본여성들로 구성된 한일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광주전남지부 회원 150여명이 14일 광주우체국앞에서 '위안부 문제를 사죄합니다'라는 어깨띠를 두른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일본의 위안부 문제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제67주년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광주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는 일본 전통의상과 한복 등을 입은 일본 여성 150여명이 모여 위안부 문제를 사죄하고 한일우호교류를 넓혀가자는 취지의 자리를 만들었다.

광주전남지역에 살고 있는 일본인 15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는 광복절을 앞둔 날인데다 독도문제로 첨예하게 대립된 시기에 가진 행사라서 더욱 의미있게 비쳤다.

이들은 양손에 태극기와 일본기를 들고 가슴에 '사죄합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띠를 두른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합니다"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머리를 숙였다.

일본인으로 구성된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광주전남지부(회장 아마노 기요꼬) 회원 150여명은 이날 광주우체국앞에서 집회를 열고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먼 이국 땅에서 참담한 실상을 겪게된 것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진심으로 사죄한다"는 서한문을 발표했다.

또 이들은 "일본대사에 한일 양국의 우호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했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특별 조사팀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며 "앞으로도 120일동안 1인시위를 통해 지속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고 밝혔다.

아마노 기요꼬 회장은 “우리는 한국인과 결혼하여 현재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이며 과거 일본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이 이웃 나라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역사적 진실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며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먼 이국땅에 끌려갈 수 밖에 없었던 분들에게 같은 여성으로써 그 참담한 고통 앞에 위로 해줄 수는 없지만 일본에서 온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의 이 사죄가 과거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인 죄를 씻기에는 너무나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라는 우리의 양심의 목소리를 차마 무시할 수 없어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 광주전남지역에 살고 있는 일본여성 150여명이 갈등과 대립을 지양하고 신뢰와 우호의 새로운 한일관계를 만들자며 한일 양국의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세계평화여성연합 광주전남지부 광주동북구 지부장 엔도 하루미(45·여)씨도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떨궜다. 한국인과 결혼해 4명의 자녀를 둔 엔도씨는 "일본 교과서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만 돼있어 일본 사람들 대부분은 모른다"고 말했다.

엔도씨는 1992년 광주로 이사 와 목욕 봉사 등을 하기 위해 독거 노인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당시 노인들은 엔도씨가 일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고 심지어는 방에 발도 들여 보지 못하고 쫓겨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엔도씨는 한국 노인들이 '일본에 대해 배타적'이구나 생각하며 돌아갈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연히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강의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또 '유관순'이라는 영화를 본 뒤 자신의 조국 일본이 한국 국민들에게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후부터 엔도씨는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노인들로부터 당시의 상황을 들었고 일본에 가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할머니들에게 들었던 내용을 80이 넘은 아버지에게 말씀드리면 '일본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대답해 많이 싸웠다"며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일본의 만행을 알게돼 많이 부끄러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 8월15일은 명절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관련 행사를 개최할 뿐 위안부 문제 등 일본이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는 과거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한 뒤 새로운 한일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인으로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한 엔도씨는 머리 숙여 사죄를 마친 뒤 일본의 만행이 적힌 전단지와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 용지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이어 광주 시민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며 서명을 받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