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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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 승인 2012.07.1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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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당 대선후보 박근혜 지지율이 여전한 강세를 이어가면서 진보경제학자이자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박사가 며칠전 트위터에서 걱정스런 현상 하나를 지적했다. 그것은 젊은 전문가들이 대거 박근혜 쪽으로 줄서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 박사는 전문가 그룹 중 100명이 여권 입장에서 목소리를 낸다면 야권 방향에 선 이는 1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그의 견해가 잘못 되었기만을 바라고, 앞으로 대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그 비율이 뒤집어지기만을 원할 따름이다.

서구권 유력 언론들로부터 ‘독재자의 딸’로 일컬어지는 박근혜는 그동안 ‘침묵의 정치’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말을 하지 않다가 최근 1960~70년대 ‘아버지의 나라’ 당시 인식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한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녀를 정점으로 친일파-자유당-민정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수구세력은 강력한 결집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PK와 TK지역 기반은 콘크리트처럼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불과 며칠 전 한 인터넷 방송은 대구지역의 박정희 우상화 현상을 우려하면서 “그 곳에서는 이왕이 나온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소개한다. 여기서 이왕이란 박정희와 박근혜 두 사람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대구발 팟케스트로 정치 분야 수위권을 랭크하는 ‘나는 친박이다’에서 출연자들은 경상도 지역민들의 과열된 박근혜 지지 현상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자신들이 평생 몸담고 살아온 대구와 그곳의 이상 현상을 속속들이 캐내 고발하고 있는 ‘나친박’ 멤버들은 지난했던 민주화 투쟁을 통해 이룩한 오늘을 30여년 전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수구세력들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편협한 지역주의자들을 경계한다.

여기에 초청인사로 나온 대구매일신문 전 편집국장의 고발도 이어진다. 대구의 유력일간지로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구매일신문의 시각이 얼마나 비뚤어져 있는가를 밝힌다.
‘나친박’은 그야말로 적진 한 가운데 참호를 파고 들어앉아 있는 우군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들이 가고자 하는 세상은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곳이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지역은 광기로 가득 차 있다.

21세기에 이른 오늘 한국에서 마치 봉건시대로 되돌아가려는 듯한 지역 분위기가 얼마나 황당하고 답답할 것인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자신들의 고향과 지인들, 동네 어른들에게 꾸짖음을 각오하고 나선 이들에게 용기와 찬사를 보내고 지지한다. 또한 이들의 외침이 소수의 작은 목소리로 사라져 가는 일이 없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그럼에도 우석훈 박사의 우려에서 보듯이 기득권을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수구와 여기에 편승하여 일신상의 유리함만을 취하려는 이들이 백배나 많다고 하니 괴로울 노릇이다. 하필 온갖 억측을 낳게 하는 정두언과 박주선의 국회 처리 결과도 더욱 심란하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광주는 대구의 ‘나친박’에게 부끄럽지 않은 지역으로 남아야 한다. 지역을 넘고 유불리를 넘어 우리가 함께 같이 가야할 세상을 앞서 가는 역할은 그 어디보다도 광주가 떠맡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한국 현대사에서 80년 5월 이후 광주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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