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봉인 풀렸다
전두환 봉인 풀렸다
  • 채복희 이사
  • 승인 2012.06.25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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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시민의 소리 이사
전두환 펀드라는 것이 만들어졌다. 정확히는 ‘발뉴스 펀드1호 전두환’라는 명칭이며 인터넷 기금모금 사이트인 ‘굿펀드’에 개설돼 있다. 이 펀드는 전두환을 취재하다 공무집행방해죄로 사법 처리된 MBC 이상호 기자의 변호사 수임비용과 ‘전두환특별취재팀’ 가동, ‘발뉴스’ 취재 및 제작지원에 쓰인다고 한다.

1995년 MBC에 입사한 이상호 기자는 ‘삼성X파일’ 보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탐사보도 전문으로 유명한 그는 최근 MBC 자회사에서 만든 인터넷 방송 ‘손바닥뉴스’를 만들어 전두환 취재 등 보도활동 중에 갑자기 회사측의 일방 하차 통보로 일자리를 잃을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기자는 이에 굴하지 않고 발바닥뉴스를 만들어 방영했으나 2회 제작 후 경영난으로 손을 들게 된다. 이때 떠올린 아이디어가 공익펀드 제안. 이상호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같은 사실을 중계하면서 후원을 호소했고 결과는 제안한 지 일주일만에 목표액 5천만원 달성, 20일 현재 105%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23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기금의 액수. 전두환의 남은 재산 29만원과 같은 29만원, 그리고 2만9천원 두 종류이다. 20일 전두환 펀드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 보니 29만원은 62개, 2만9천원은 1천2백6개가 모집됐다.
이에 앞서 이기자는 트위터 등에 ‘독재자 전두환 10년 추적기’를 업로드시켰다. 이 방송은 현재 이상호 기자의 팟케스트 ‘발뉴스’에 실려 국내 뉴스 및 정치부문 4위에 등재되는 등 인기 상승 중이다.

이상호 기자의 이 10년 추적기를 보면 새삼, 다시금, 저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함을 느끼게 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이라는 주택가 깊숙이 숨어 경찰의 철통같은 비호를 받으면서 여전히 호화롭게 살고 있는 전두환의 지난 10년을 밀착 취재해 고발하고 있는 이 33분짜리 영상물은 광주에게는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고 다가온다.

그것은 즉 나라의 수도이자 중심지인 서울에서도 5월 광주를 여전히 잊지 않고 있음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뉴스는 한편으론 광주와 광주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해 주는 효과를 갖는 듯싶다.

만약 전두환이 수도 서울에서 5.18과 같은 학살극을 저질렀다면 한국의 현대사는 완전히 뒤바뀌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전근대와 식민지의식 그리고 군사독재의 망령을 모두 벗어던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남쪽의 변방, 그것도 박정희가 만들어놓은 지역감정의 덫에 걸려 있던 광주를 표적삼아 저질러졌던 전두환의 학살은 꽤 오랫동안 먼 나라의 잊혀진 이야기 정도로나 치부돼 왔었다.

물론 그동안 수많은 이들이 광주를 잊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 10년 동안 5.18은 제 자리를 찾았고 전두환과 군부독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기류는 정상이 아니다. 하나회 출신들이 발호하고 있다는 기가 막힌 소식들이 들린다. 이상호 기자는 “전두환의 봉인이 풀렸다.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고 외친다. 전두환 관련 뉴스를 보면 동상이 만들어지고 우상화 작업마저 진행 중이다.

광주가, 광주 사람들이 이대로 있을 수 있을까. 광주에서는 수많은 이상호들이 움직여야 한다. 그 이상호는 뉴스제작자일수도 있으나 펀드에 후원하는 이들이 주로 해당됨은 물론이다. 1천명의 후원자 가운데 광주사람들은 몇 명이나 될까. 굿펀딩(www.goodfunding.co.kr)에 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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