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미술계 주목
광주비엔날레,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미술계 주목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6.21 1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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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
5.18 훈장 아닌 생활로 치유해야 광주정체성 찾아

▲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최근 세계에서 주목받는 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와 이스탄불비엔날레이다. 미술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그만큼 전시 주제나 출품작들의 수준이 높고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얼마전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에서 광주비엔날레를 초청해 전시주제와 관련된 토론회를 개최한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그곳 행사 주최자가 인사말에서 “세계비엔날레에서 급성장한 곳이 광주와 이스탄불”이라고 언급했던 것도 인사치레는 아닐 것이다.
일부에서는 광주비엔날레를 세계의 4대 또는 5대 비엔날레라고 말할 정도다. 비엔날레마다 나름대로의 특성이 있고 작품지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는 어렵다.

비엔날레, 광주정체성과 조화로운가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비엔날레는 굳이 등수를 따지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주위에서 그런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내심 수긍은 하지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광주비엔날레가 이제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성장했다는 점에서는 이론이 없겠지만 광주라는 지역의 정체성과는 조화롭지 못하다는 최근 세미나의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광주비엔날레의 태동이 5.18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안고 태어났고 광주라는 배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광주의 미술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광주비엔날레가 지속되는 한 계속되는 질문이고 또한 질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이사는 “그동안 여러 감독들에게 5.18의 의미를 설명해주면 대부분 자칫 그것이 갖는 역사적 사건의 한계성으로 인해 전시기획의 부담을 갖게 만드는 작용을 하게 된다”면서 “5.18이 안고 있는 광주의 정체성은 훈장의 개념이라기보다 우리의 생활에 녹아들어 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때 작품을 통해 광주의 의미를 전달하고 정체성을 찾아나갈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1회 때부터 지금까지 인연 맺어

이제 5.18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영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를 지니면서 당시 세대의 5.18의 숙명이 이제는 제2세대에게 전해지고 그들이 이제 광주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이사는 95년에 작성된 광주비엔날레 선언문에도 재론의 여지가 없을만큼 5.18의 의미를 반영하는 광주비엔날레가 되도록 했고 이를 통한 아시아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한 사람의 독단적인 운영행태가 엿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1회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에 이어 총감독, 뒤이어 이사로 참여하고 상임부이사장을 거쳐 대표이사에 이르다보니 그런 말들을 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비엔날레만큼은 감독들에게 전권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번 비엔날레 주제도 우리말로 하기 위해 ‘두리반’ ‘강강술래’ ‘원탁’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그렇게 권유했지만 감독들간의 논의 끝에 결국 ‘Round Table'로 하게 됐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광주와 어울리는 비엔날레로

또 지역 미술계에서 늘 지적해온 광주지역 작가 참여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광주지역 작가에 대해서는 ‘특별한 배려’를 하고 있으며 모두에게 골고를 기회를 줄 수는 없지만 이번에도 7명이 지역작가가 출품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이사는 마지막으로 “광주비엔날레의 관람객 중 47%가 광주시민인데 이들의 경험은 예술성, 국제성, 공동집단성 등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내년부터는 일정 지역별로 소외되고 어려운 지역을 찾아 5명의 작가들과 마을 전체를 공동창작을 함으로써 예술치유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이사는 옥스퍼드대학 대학원에서 미술사로 박사학위 받았고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2004년), 고려대학교 교수, 현대미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광주비엔날레 이사, 2008년부터는 상임부이사장을 거쳐 2011년부터 대표 이사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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