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근심 푸는 곳, 근심만 더 쌓여 나가네
<집중기획>근심 푸는 곳, 근심만 더 쌓여 나가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05.30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중화장실 이용하는 시민의식 ‘빈곤’

“아 급해 죽겠는데……. 더러워서 못쓰겠네!”
길을 가다가 참을 수 없는 볼일(?)이 생기면 발을 동동 구르다가 공중화장실로 뛰어가게 된다. 하지만 공중화장실의 주말, 휴일의 모습은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다. 담배꽁초며 널브러진 화장지, 철벅한 바닥모습에 괜히 들어와서 못 볼꼴을 봤다는 생각이 앞선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광주시의 화장실은 모두 1,090개소이다. 이중 개방화장실은 885개이고, 공중화장실 205개소로 동구 20, 서구50, 남구18, 북구50, 광산구67개소가 시민들의 근심을 풀어주는 해우소 역할을 해주고 있다.

광주시는 매년 공중화장실 신축과 노후화장실 개·보수를 통해 시민 이용편익 증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광주시는 최근 외부방문객이 잦은 여수세계EXPO기간이라서 특별히(?) 매월 첫째 주 수요일 청결 캠페인과 점검활동을 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그런 광주시의 입장과는 달리 일과시간이 지난 저녁, 주말, 휴일에는 관리가 소홀하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시민의식도 아직 밑바닥 수준이다. 바닥에는 물에 젖은 화장지들이 산더미로 쌓여있어 신고 있는 신발과 금세 친구가 되었는지 밖에까지 따라붙어온다.

하물며 이런 모습을 참고 화장실 칸막이 안으로 들어서면 물도 내리지 않고 나간 앞 사람의 '잔해물(?)'로 기분이 언짢게 된 경우도 허다하다. 짐승이 왔다갔나 사람이 왔다갔나 알 수 없을 정도로 공중화장실을 함부로 이용하는 시민들이 과연 본인의 자택화장실도 저렇게 사용할까 의문이 들 정도다.

광주시 환경생태국 생태하천수질과 조효동씨는 “시에서는 기초 질서를 지키기 위해 캠페인을 펼치는 등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화장실 에티켓은 우리가 지켜야할 약속이며, 아름다운 공중화장실은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의식은 한 순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공중화장실은 그 도시의 시민의식을 보여주는 문화의 척도다. 이제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중화장실을 다음 사람을 위해서 ‘나 먼저 깨끗이 사용해야 한다’는 책임의식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녀야할 때다./김다이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