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말해보자
김두관,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말해보자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5.16 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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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 변화와 창조
서민을 섬기는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 연대의 리더십, 정의의 리더십

▲ 김두관 경남지사가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2012년 시대정신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정치인에 대한 일반국민의 혐오감이 극도로 치솟은 이 마당에 시대정신과 리더십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이같은 주제로 광주를 택했다. 이장에서 군수, 장관, 도지사의 역정을 거쳐온 그답게 그의 시대정신은 진솔해보였다. 이제는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펼쳐보이려는 듯 싶다.

무엇이 시대정신인가?

김두관 지사는 지난 14일 광주시청 대회의실에서 ‘2012년 시대정신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이러한 생각을 펼쳤다. 광주시가 주관하는 ‘빛고을 E&C 아카데미 강좌’에서 7백여명의 광주시청 공무원은 물론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참석했다.

김 지사의 이날 특강은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주민밀착형 행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18개 시․군에 권한과 예산을 많이 위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말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장에서 군수로, 군수에서 행자부 장관으로, 행자부 장관에서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바닥에서부터 풀뿌리 지방자치를 경험했고, 이 경험으로 볼 때 지방자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특강의 주제로 들어가기 전 강운태 광주시장과 함께 채택한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언급하며 “광주시와 경남도는 광주·경남은행이 향토은행으로 환원되어 지역 경제와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지방과 중앙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어 김 지사는 시대정신으로 민생문제, 양극화,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 변화와 창조 등을 언급했다.

탈이념의 시대에 필요한 것

김 지사는 서민들의 생활이 곤란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중요하며, 탈이념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변화와 창조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강 도중에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노태우 정부의 중간평가를 하지 않는 대신 얻은 지방자치의 역사가 기초광역의원의 경우 22년이 되었고, 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 또한 18년이 되었다”면서 “지금 주민들을 위한 자치행정이 이루어진 것은 지방자치 덕분이고, 이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맞을뿐더러 분권은 세계사적 흐름일진데 정부는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을 없애려 한다”고 말하며 정부의 역발상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국민보다 반 발짝, 한 발짝 앞서 가야지 만보 먼저 앞서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반문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그가 평소 마음에 담고 있는 리더십에 대해 4가지를 설명했다. 그가 말한 4가지 리더십은 ▲서민을 섬기는 리더십 ▲소통의 리더십 ▲연대의 리더십 ▲정의의 리더십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백성은 고르지 않음을 근심한다

그는 먼저 서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설명하며 “서민들은 현재 불평등, 정의롭지 못한 일에 분노하며 서민과 함께하는 리더십, 서민을 섬기는 리더십을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의 좌우명인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을 들었다. 이 말은 논어의 계씨편에 나온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과 맥이 같은 말이다.

정치를 함에 있어 "위정자는 백성이 부족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불평등한 것을 걱정하며 백성이 가난한 것을 걱정하지 말고 불안해 하는 것을 걱정하라"는 뜻이다. 김 지사는 이 말을 도지사실에 걸어놓고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한 사례로 인사를 들며 김 지사는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일이 인사였다. 인사는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양심에 비추어 한 번도 사사로이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사와 관련된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예전에 선거를 도와준 어떤 분이 인사청탁을 해왔는데 청탁의 대상이 배수안에도 들지 않아 탈락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자 이분이 집무실에 인분을 뿌렸다. 그 덕분에 리모델링을 한 깨끗한 사무실을 얻었다. 참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소통의 리더십에서 김 지사는 경청을 강조했다. 그는 “경청은 특히 공무원들에게 있어서는 더욱 중요하다”며 CNN라이브쇼를 진행하는 래리킹의 대화의 법칙 3가지(1번 말하고, 2번 듣고, 3번 맞장구를 쳐라)를 들어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

연대의 리더십에서는 상대의 장점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진영논리를 부정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사례로 민주도정협의회를 들었다.

김 지사는 “자치단체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사회와 야3당이 참여한 민주도정협의회를 만들어 공동지방정부을 운영하고 있다.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도의회에 100% 출석했다. 출장을 가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의회 일정을 피해 잡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정의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중소기업이 88%를 차지하고 있고, 중소기업의 고용율이 91%이다. 이러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이 되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는 이처럼 열린사회로 가지 않고 역으로 닫힌사회로 가고 있어 문제다. 계층 간의 이동이 자유롭고, 자기 열정과 노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사회, 장애인이 잘 사는 나라, 차별이 없는 나라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강을 마무리하며 김 지사는 “다양한 직업군이 있는데 몇 가지의 직업군이 리드해야 한다”면서 특히 중요한 직업군으로 성직자, 교직자, 언론인, 공직자 등을 거론했다.

그 예로 공무원을 들며 “월급이 많다고도 할 수 없지만 적다고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비리에 연루되어 시민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약 100만의 공무원이 변해야 나라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김 지사의 특강은 대체로 이장에서 도지사까지의 인생 역정 속에서 나름대로 체득한 자신의 가치와 철학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 김두관 경남지사의 ‘빛고을 E&C 아카데미 강좌’에 시민, 공무원 등 700여명이 시청 대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국민들이 필요하다면 대선에 출마!

김 지사는 특강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6월 19일까지 경남지역 18개 시․군 순방을 통해 지역민들의 의견을 듣고 국민의 여론도 경청, 6월 말까지 고민한 뒤 대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한 “국민들이 ‘김두관이 필요하다’고 원하면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문재인 이사장이 제기한 안철수 원장과의 ‘공동정부’와 관련, “민주세력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해 한 말로 이해하고 원칙적으로 공감한다”면서 “대선 승리 이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울러서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부가 시대의 과제인 양극화 문제 해결, 한반도 평화와 공영 등 국정을 잘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연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광주에 도착한 김 지사는 오후 3시께 5.18국립묘지를 참배하면서 이날 일정을 시작했다. 김 지사는 방명록에 ‘영원히 타오르는 광주의 혼으로 민주정부가 부활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5ㆍ18 국립묘지에 참배하고 묘역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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