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투표하지 않은 민의가 민주당 참패 원인
편집국에서>투표하지 않은 민의가 민주당 참패 원인
  • 정인서 편집이사
  • 승인 2012.04.1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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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서 편집이사

총선이 끝나자 각 정당들은 승패의 관점에서 민의의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MB가 심판을 받은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심판을 받았다, 어느 막말을 한 후보 때문에 민주당이 1당이 되지 못했다, 민주당이 국가정책에 말바꾸기를 하고 좌클릭이 심해서 패배했다는 둥 말들이 많다.
그런 분석들이 올바른지는 차치하고, 아무도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쪽의 민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46퍼센트나 되는 민의가 이번 총선에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심하게 말하면 투표율로 볼 때 총선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사실상 반쪽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그렇다면 왜 46퍼센트나 되는 ‘표심’은 투표하기를 기권하거나 거부했을까. 우리는 이 대목을 잘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46퍼센트는 왜 투표를 거부했을까

뭐, 투표율이 60퍼센트가 넘으면 옷을 홀라당 벗겠다는 잘 모르는 여자 탤런트가 있었는가 하면, 70퍼센트가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겠다는 안철수 교수도 있었고, 머리를 삭발하겠다는 이외수 작가도 있었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매우 저조했다. 이것은 이번 총선거 결과에서 중요하게 분석되어져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매스컴에서, 트위터에서,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에서 마이크로 투표참여를 시클사클 강권했는데도 왜 투표를 하지 않았느냐고.

종합해서 말하면 두 가지였다. 매번 투표를 해왔지만 그동안 민생이 달라진 것이 뭐 있었느냐, 그런 속임수에 더 이상 넘어가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것, 다른 하나는 연간 세비를 6억원이나 되는 혈세를 녹으로 받고 쓰면서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는 일하지 않고 그들끼리 호의호식하고 정쟁이나 일삼는 것에 동조하고 싶지 않아서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속내였다. 물론 기타 다른 이유들도 있었지만 하여튼 그 두 가지가 가장 두드러졌다.
민의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 불참 이유에 백퍼센트 동조하기는 망설여지지만 4년마다 국회의원을 뽑아도 민생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물가, 세금, 공공요금은 해마다 다락같이 올라가고, 전세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팍팍한 서민살이에 속앓이를 해온 많은 사람들이 선거 자체를 ‘보이콧’했다고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을까. 선거에서 불참도 중요한 의견 표시로 간주되어야 한다.

민생 외면 그들만의 정치 신물 난다

마땅히 불참할 권리도 있다. 그런 뜻에서 선거에 참여하지 않은 46퍼센트의 ‘의사’를 중시할 필요가 있다.
트위터에서 떠드는 것만이 세상이 아니다. 트위터 바깥에는 더 큰 세상이 있다. 트위터에 옷을 벗겠다, 춤을 추겠다, 머리를 깎겠다, 하고 말풍선을 띄워 국민의 숭고한 참정권을 희화화하는 것으로 결코 세상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숨어 있는 민의를 직시하지 못한다면 심판을 하기보다는 도리어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번 총선에서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민생을 외면한 그들만의 정치는 이제 신물이 났다. 여든 야든 투표에 불참한 46퍼센트가 이번 선거결과를 가져왔다고 진정성을 가지고 분석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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