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12- 금창초
들꽃이야기 12- 금창초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03.30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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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묵채색 33.4 x 45.5

우쭐대거나 드러내지 않으며 낮은 모습으로 피어나는 금창초가 있다. 뿌리잎이 땅바닥에 깔리듯 꽃방석 모양으로 돌려난다. 그 잎겨드랑이에 여러 송이 보라꽃이 달려 있다. 보라색 꽃 중에서는 키가 가장 작을 것이다.

하나 둘, 함께 모여 커다랗고 거친 산자락을 뒤덮으며 새 세상을 일궈낸다. 입술을 벌리고 있는 듯한 꽃잎들이 커다란 함성으로, 때론 봄바람에 날리는 현의 울림소리 같기도 하다. 작은 것의 조용한 힘이 사뭇 아름답다.

꽃은 피고지고를 거듭하니 오랫동안 볼 수 있다. 조그마한 화분에 한웅큼 떠서 심어 소품으로 간직하면 깜찍한 멋을 만들어낼 수 있겠다.

금창초(金瘡草)는 백모하고초(白毛夏枯草)라고 하여 한방에서는 약재로 썼다. ‘흰털이 나는 꿀풀을 닮은 식물’이라는 뜻으로써 눕듯이 자라는 줄기와 둔해 보이면서 작은 톱니가 있는 잎에는 털이 많다.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히며 종기나 부스럼 같은 증상에 처방한다.

봄이다. 땅바닥을 기듯 낮고 잔잔한 모습으로 생태계를 이끌어 가는 많은 생명들이 들판에 따뜻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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