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는 기업동반자 "맞습니까?"
노사는 기업동반자 "맞습니까?"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2.17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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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과 대선 노동계 정치활동 우려
올 지역 노사관계 35% “걱정된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소 수그러들었다. 세계경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과 함께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파업이 줄어든 것일까?
1987년의 노태우 민주화선언 이후 봇물처럼 쏟아졌던 파업은 그동안의 열악한 고용환경을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의 폭발이었다. 임금문제를 중심으로 기업을 압박했다. 한때 ‘파업공화국’이라며 힐난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리고 1997년 IMF 이후 임금이 아닌 단체협약과 관련하여 파업성향이 높아졌다. 정치화(politicized)된 노사관계를 띠면서 다소 복잡한 양상을 나타냈다. 구조조정, 민영화, 비정규직 등의 개별 사업장의 문제뿐만 아니라 구조조정 반대, 민영화 반대, 정부정책 변화 등 정치적 목적의 연대파업 등이 있었다.

1998년 이후 가장 안정적 모습

국제경영연구원(IMD)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적대성이 가장 높고 노사분규 건수나 노동손실일수 등을 볼 때 캐나다와 이탈리아 다음으로 3위를 차지할만큼 높은 편이었다.
지난 2010년의 경우 노사관계는 뚜렷한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근로자 1,000인당 근로손실일수가 30.2일로 1998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고 OECD 평균 34.7일보다 낮았다. IMF 이후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에는 기아차 등 완성차 3사, 철도 등 핵심 사업장의 임단협 교섭이 무파업으로 마무리되는 등 사회적 파장이 큰 대형 노사분규가 현격히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이는 광주 전남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은 양상을 보였다.
박병규 기아차노조 광주지회장은 “무분규가 나타난 것은 회사측의 성의있는 태도와 함께 협상 노력을 이끌어간 것이 중요했다”며 “노조는 변하지 않았지만 회사측의 수용태도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복수노조, 사내하청 등 고비 남아

다만 올해는 지난해 복수노조 시행에 따른 임금협상과 단체협상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소규모 신설노조,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요구 등 새로운 유형의 갈등관리가 요구된다. 복수노조 문제는 앞으로 2~3년이 고비인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반영하듯 광주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지역기업 14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2년 광주지역 노사관계 전망’에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다는 50%인 반면 더 불안해질 것이다가 35%에 이르렀다.
또한 복수노조에 따른 신규노조 설립(13%), 노동계의 비정규직 및 사내하도급(12%), 취약업종과 최저임금 인상문제(12%)등 노사관계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었다.
이는 주로 사내하도급 및 비정규직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응답과 함께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연중투쟁을 예고한 ‘금속부문’이 14%에 달해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발 재정위기 부정적 영향

노영렬 한국노총광주본부의장은 "최근 사회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일부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을 넘어서는 현상도 있어 어려운 것만은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노사관계는 비관적이지는 않다"고 밝혔다.

노 의장은 "노사관계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데 우선은 정부와의 신뢰가 깨져 노동자집단이 정치권에 참여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공공부분의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어 정치권에서 늦어도 2017년까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서 지금보다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이란의 중동사태 등 경제위기 상황에 따른 구조조정 등 고용문제가 노사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다 4.11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정치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친(親)노동계 행보가 사업장의 노사관계에 부정적 요인으로 반영될 수도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에는 노사민정협의회가 있다. 이들 기구는 지역 노사관계 발전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지역파트너십 강화를 위해서다.
전남도는 지난해 9월 고용노사민정협의회를 출범시켰고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지역노사민정협력 활성화사업에서 2년 연속 우수단체로 선정되어 표창을 받기도 했다.

공공분야 불씨 등 뇌관 숨어있어

노동계는 당장 파업이 없다고 해서, 노사민정협의회가 활동한다고 해서, 지자체가 상을 받는다고 해서 노사관계가 좋다고만 말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즉 뇌관은 숨어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누군가의 치적을 강조하기보다 노동자의 고용환경, 비정규직의 근로환경 등에 대한 기업과 지자체,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공공분야 노사관계가 불씨를 안고 있다.
노사관계는 노사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상대를 기업경영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행복한 생활권을 향유하도록 하는 중요한 공적 관계이다.
노동자는 사용자가 임금을 주고 부리는 ‘일꾼’이 아니라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기업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하는 파트너인 것이다. 공생(共生)이라는 차원에서 이벤트 행사보다는 소통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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