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서]"여기저기 출판기념회 다녀보니"
[정인서]"여기저기 출판기념회 다녀보니"
  • 정인서
  • 승인 2012.01.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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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총선 출마를 겨냥한 국회의원 예비후보자들의 얼굴알리기와 총선 실탄(?) 확보를 위해 마련한 출판기념회가 곳곳에서 열렸다. 지난해 11월께부터 열리기 시작했던 이 행사는 지난 12일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다들 "내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축사하신 분들도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정치를 위해서는 이런 분이 필요하다"는 주례사를 해댔다. 진심으로 그런 말을 했을까? 사실 축사하신 분들은 여기저기 같은 말을 하고 다닌다.

지난 7일 토요일인 이날 오후 광주시내 4곳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4곳을 다 들리려면 다소 바쁜 운전 솜씨를 보여야만 가능할 정도였다.

이날 열린 출판기념회는 오후 1시 오병윤 통합진보당 예비후보가 치평중학교 체육관에서, 오후 1시30분 최경환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는 전남대학교 대강당에서, 오후 2시 임현모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는 동신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오후 3시 송갑석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는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각각 열렸다.

․ 썰렁한 출판기념회 안쓰러워
그러나 1곳을 제외하고는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친 참석자들로 출판기념회 장소가 다소 썰렁하기조차 했다. 그런가하면 어쩔 수 없는 연고 관계로 출판기념회 장소마다 들려야 하는 고충(?)을 안고 봉투를 내밀고 책 한 권씩 받는 기업인, 정치인, 그리고 지인들이 있었다.

심한 경우는 4곳 모두를 순례하는 분도 있었다. 참으로 지극정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책값 꽤나 들었겠다. 는 생각이 먼저 앞섰다.

뭐 4년에 한 번이려니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이날뿐이겠는가? 그 이전 출판기념회는 물론 앞으로 있을 출판기념회마다 모두 가봐야 하는 분들에게는 때론 고역이겠다.

나중에 출판기념회를 치른 후보자들마다 보도 자료를 보내왔는데 실제 참석자 숫자보다 3배쯤 부풀려 보내온 후보도 있었다. 벌써부터 거짓말을 해대는 후보를 보니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 봉투를 내야 하는 인간관계(?)
필자는 취재차 재빠르게 순서대로 가곤 했지만 어떤 기업인도 거의 비슷하게 4곳을 같이 다녔다. 그분도 운전솜씨가 제법 잘하는 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입구에서 만날 때마다 다소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어느 분이 물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안 가볼 수는 없고. 좀 걱정되는 데" 그래서 대답했다. "꼭 봉투를 내야만 인간관계가 이루어진다면 그런 정치인을 우리가 뽑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는 데요. 그냥 정말 좋은 분에게 가서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 지키고 진심으로 축하해준다면 좋을 것 아니오."

그러고 덧붙여 말했다. "흔적을 남기고 싶다면 반드시 후보자와 악수 나누고 방명록에 서명을 남기면 좋을 것 같은데요."

출판기념회는 후보자의 면면을 다소 알 수 있는 자리이다. 그가 쓴 책을 통해서 살아온 인생사를 알 수도 있고 그가 생각하는 면면을 느낄 수도 있다. 그의 철학 내지는 정치적, 사회적 견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권력은 국민임을 명심하길
만약 그들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제발 그 자리에서 밝힌 그들의 말대로 깨끗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의원이 되길 바랄 뿐이다. 국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그들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지 그 자리가 주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 자리에만 앉으면 마치 자신이 권력을 갖고 있는 냥 착각하기 때문에 문제다.

그 자리를 차지하기 전에는 배꼽인사를 해대던 그들이 그 자리만 차지하면 목이 뻣뻣해지는 모습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랄 뿐이다. 한 번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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