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자발적 참여와 합의 중요
시민들이 협동조합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가 없었고,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포르티코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볼로냐 시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가장 주목할 점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합의였다.
이탈리아의 볼로냐는 많은 방면에서 창조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문화의 창조성을 산업으로 살린 창조산업군의 발전이 도시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되어 고용과 부를 만들어내고 있다.
창조도시의 조건은 주체가 정부, 기업, 시민, 단체 등 다양해야 하며, 주민 및 커뮤니티 중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 볼로냐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합의다.
볼로냐시를 창조도시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시의 계획과 재정지원 등의 노력도 있었지만, 시민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자발적인 참여와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포르티고에 대한 주민의 합의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늘날의 볼로냐는 고용과 부를 만들어내는 이탈리아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 시비텔라발디치아나(이하 시비텔라) 시는 토스카나 지방의 아레초(Arezzo) 시에서 13㎞ 떨어진 고원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이다. 시비텔라 시는 인구 약 8,000명의 조그만 마을로, 곡물, 밤, 포도, 올리브를 중심으로 한 농업 생산과 의류 및 목재 산업이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치타슬로(Citta Slow: Slow City의 이탈리아어) 운동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이탈리아 소도시에서 시작된 치타슬로 운동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치타슬로국제연맹이 주도하는 네트워크 운동이다. 이 운동은 천천히 먹기(Slow Food)와 천천히 살기운동(Slow Movement)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느림의 대명사인 달팽이를 형상화한 로고를 사용한다.
치타슬로국제연맹에 가입하려면 △인구 5만명 이하 △친환경 에너지 개발 △자전거도로 만들기 △나무 심기 △마을광장의 네온사인 없애기 △패스트푸드, 유전자변형음식 거부 △외지인의 부동산거래 금지 △실외 자판기의 최소화 △문화유산 지키기 등 매우 조건이 까다롭다.
시비텔라 시는 공해 테스트를 통해 환경·화학적으로 오염이 없다는 것을 인정받아 1999년 치타슬로국제연맹에 가입했다. 이를 위해 오염원을 흡수하는 정원식물을 주민들에게 공급했고, 곳곳에 공기 질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광고판이나 포스터 부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가로등도 낮게 달아 인공 빛이 도시의 야경을 어지럽히지 않도록 했다. 교통수단도 차량 운행을 줄이기 위해 녹색교통수단인 철도를 활성화 시켰고, 장애인들의 보행권을 위해 보도블럭을 없앴다.
1300년전부터 올리브 농사를 주요 농작물로 재배해 왔던 시비텔라 농민들은 올리브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힘쓰지 않았다. 하지만 치타슬로 가입으로 농민 스스로가 올해의 올리브 왕을 뽑는 품평회를 여는 등 화학적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인 전통방식으로 올리브를 키워 농산물 퀄리티를 높이는데 매진해 전국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게 됐다.
또 치타슬로국제연맹에 가입한 뒤 시비텔라 시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상인들의 매출이 향상됐으며, 독일과 자매결연을 맺기도 했다.
한국을 다녀간 적이 있다는 치타슬로국제연맹 피에르 조르지오 올리베티 회장은 “한옥, 한식, 베틀 등 한국의 전통 방식에 대한 문화적 가치나 정통성을 충분히 이해한 후 이를 경제학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한 사물 또는 한 대상을 가지고 과연 추구하는 것이 뭔지를 확실하게 파악해 우리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는 방향을 찾는 것이 치타슬로운동의 목적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CNA(협동조합) 직원 ‘파브리지아 포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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