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복지현장을 가다(3) 스웨덴의 정치 및 의회제도
스웨덴 복지현장을 가다(3) 스웨덴의 정치 및 의회제도
  • 북구의회 전진숙 의원
  • 승인 2011.12.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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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성공한 복지국가를 말할 때 제1위의 국가로 스웨덴을 꼽는다. 보편적 복지를 꿈꾸는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복지모델을 알아보기 위해 참여자치21에서 시행한 지방자치아카데미 프로그램의 하나로 지방자치아카데미 김상집 교장과 신수정 북구의회 기초의원 등 일행 5명이 최근 9박 10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시민의 소리>는 스웨덴 복지 현실을 전달하기 위해 스웨덴 방문기를 총 10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코뮨은 주민서비스 중 복지와 교육에 힘써
9월28일. 아침부터 코뮨의회를 방문하여 여성의원을 만난다는 사실은 약간의 긴장과 설렘을 주었다. 코뮨의 여성의원을 만나 세계적으로 좋은 모델이 되는 북유럽의 성평등정책을 논하고 여성의원들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나눌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공공기관을 공식적으로 방문할 때는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우리들의 통념이다. 그래서 정장을 입고 나카코뮨 앞에 휘날리는 태극기(대한민국 구의원들을 환영하는 禮였다고 한다)를 보고 긴장을 했다.

그리고 예(禮)를 더욱 갖춰야 한다는 나의 ‘당연한’ 생각은 슬러퍼를 신고 편한 복장에 일상의 아줌마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온 모니카 의원을 보면서 순간의 당혹스러움을 넘어 혼돈으로 이어졌다.

모니카뿐만 아니라 스톡홀름에서 지내는 며칠동안 만난 많은 사람들 속에서 정장을 입은 사람들을 찾는 게 참으로 어려웠다. 스웨덴 사람들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소박하고 자유분방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방문한 나카코뮨은 인구 9만1,900여명으로 전국의 290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하나이다. 스톡홀름 란드스팅과 마찬가지로 주민에 의해 선출된 61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코뮨의회와 그 하부조직으로 정치적 사안을 다루는 13개의 코뮨위원회, 이를 보좌하는 기구로 900여명이 근무하는 코뮨행정사무소로 구분된다.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복지서비스
지방분권화를 통해 복지서비스를 실현하는 스웨덴의 행정체계는 단일체제의 중앙정부와 분권화된 지방정부, 즉 광역을 다스리는 란드스팅(Landsting, Country Council)과 기초단위를 책임지는 코뮨(Kommun)으로 나뉜다.

스웨덴에는 두 개의 광역단체가 존재하는데 랜(Lan, Administrative)은 행정구역상 사용되는 개념이고 사회복지개념의 광역지방자치단체는 란드스팅이다. 랜은 일반 광역자치단체의 업무를 관장하고 란드스팅은 1990년 지방자치법에 따라 보건, 의료, 치과 등의 보건의료서비스 및 통학버스를 제외한 교통(버스, 지하철 및 장애인 교통서비스)등을 총괄한다.

란드스팅은 행정적으로 랜에 속하나 지방자치의 주체로서 복지서비스의 일부인 보건, 의료, 건강부분을 관할하기 위해 자체 세금을 징수하고, 행정부는 직접 선거를 통한 광역의회에서 임명한다.

1971년 지방자치개혁을 통해 복지서비스가 지방자치단체에 이양되어 실행되고 있는데 기초지방자치단체인 코뮨의 가장 큰 활동영역은 주민 서비스 중에서도 복지와 교육과 연관된 활동이다.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유아 및 초중등교육 부분이 가장 큰 38%를 차지하고, 노인복지(19%), 장애인복지(10%)등이 그 뒤을 이으며, 개인 및 소외가정 경제적 지원(6%), 기타 사회기반시설등(16%)에 지출되고 있다.

모니카 의원은 우리가 방문한 나카코뮨 역시 전체 예산 40억크로나(한화 6,800억원)에서 50% 이상이 교육과 아동복지비로 지출되고 25%는 노인복지에, 나머지는 도로, 건설, 공원, 체육관, 도서관 등 사회기반시설 등에 지출된다.

지방의회 선거 외국인도 투표권 부여
기초지방자치단체인 나카코뮨은 4년마다 선거에 의해서 선출되는 연립정부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현재는 보수당, 자유당, 중앙당, 기독민주당의 보수연합정당이 코뮨행정을 이끌고 있다. 전체 61명 의원 중 40명이 보수연합정당에 소속되어 있고 나머지는 사민당, 환경당, 좌파당과 나카코뮨에만 있는 지역정당 소속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사례가 없는 지역정당은 특정의 지역, 선거구에서는 뿌리 깊은 지지 기반 을 확보하고 있는 정당을 말한다.

의원은 4년마다 국회, 란드스팅, 코뮨선거에서 직선으로 선출되고 유럽연합의회(스웨덴 할당의석은 20석)는 5년마다, 다른 선거는 모두 4년마다 치르는데 국회선거, 광역 및 기초 지방의회 선거 모두 같은 날, 즉 9월 셋째주로 정해져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18세에 달하면 스웨덴 국민이라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특이하게 란드스팅(광역)의회와 코뮨(기초)의회선거에 유럽연합시민, 노르딕국가 시민, 3년 이상 합법적으로 거주한 외국인도 선거권을 갖는다. 국회나 광역의회, 기초의회 모두 1998년 이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 선호투표를 허용하고 있다.

자유당 리더 모니카 의원도 1996년부터 15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명실상부 4선 의원이었다. 한국 여성의원들의 경력 단절의 고민은 2012년 선거에도 출마할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모니카를 보면서 여성의원의 남녀 동수 공천을 하고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는 스웨덴의 선거방식에 대한 부러움으로 이어졌다.

복지실현 정당에 한 표 행사
나카코뮨에는 문화 ․ 여가, 사회복지, 자연 ․ 환경 등 8개 상임위원회가 있고 각각 13명 의원들이 소속되어 있다. 61명의 의원 중 겸직을 하지 않는 의원은 7명이다. 의정활동이 자원봉사 성격을 갖고 있어 특권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모니카 의원과 면담을 끝내고 의회사무실을 둘러보았는데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대회의장과 삼삼오오 모여서 회의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의원사무실은 스웨덴에서 의원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정치인이라 해서 별다른 권위를 누리려고 하지도 않고 특권을 주지도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4년에 한번씩 치르는 선거에서 80% 넘는 투표율로 집행부를 견제하고 세금을 올리더라도 복지를 더 많이 주는 정당에게 한 표를 행사하는 스웨덴 국민들에게 누가 보수정당인가, 진보정당인가는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처럼 선택적 복지를 줄 것인가 보편적 복지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을 넘어서 보편적 복지실현이라는 패러다임 안에서 누가, 어떤 정당이 복지혜택을 더 줄 수 있는가가 그들의 잣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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