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살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2) - 작은 지역의 변화_ 완주군을 배우다
지역을 살리는 커뮤니티 비즈니스(2) - 작은 지역의 변화_ 완주군을 배우다
  • 문상기 대표이사
  • 승인 2011.11.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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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8만명 도농복합도시 완주 ‘지역경제순환센터’ 설치

지역커뮤니티비즈니스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어서 행정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커뮤니티비즈니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순천시도 행정적 의존 비중이 큰 편이다. 지금 순천에 필요한 것은 행정과 주민을 연결하는 중간 조직지원센터라고 할 수 있다.

전라북도 완주군의 경우 지난해 6월 ‘지역경제순환센터’를 만들고 한국형 지역공동체 회사의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역의 농촌경제 활성화와 주민 의식개혁을 체계적으로 주도하고 관리한다.

▲4개 마을 주민 50여 명이 출자해 만들 안덕마을 입구. 방친된 마을 자원을 활용해 관광상품으로 계발하고 마을 이장은 대표가 되고 주민은 조합원이 됐다.
지역공동체회사 체계적 육성
나영삼 지역경제순환센터장은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천천히 가게 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 된다”며 “지자체 정책을 움직이는 것이 대안이지만, 주민과 행정이 생각하는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나 센터장은 “군수, 공무원, 지역리더의 목표가 같아야 한다”며 “그 사이에 지원센터가 있다면 3주체가 하나가 된다”면서 커뮤니티비즈니스의 중간조직지원센터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중간조직은 마을기업과 중앙정부, 지자체 등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지역공동체 기업의 창업과 경영을 지원하고 정부와 기업에서 받은 자금도 심사를 거쳐 마을기업에 제공한다.

인구 8만5천명의 도농복합도시 완주는 지역공동체회사를 체계적으로 육성하면서 전라북도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완주군은 지난 2008년 8월 ‘완주군 농업농촌발전 5개년 계획-약속프로젝트’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생산혁신, 유통혁신, 부채대책, 농촌활력증진, 노인복지 등 5개 분야 12개 시책을 담았다. 자체군비 500억원을 투입하고 어려움에 처한 농업농촌을 회생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었다.

주민참여와 고유의 마을육성전략 합쳐
이러한 대책의 중심은 커뮤니티비즈니스방식을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크게 농촌마을영역과 지역공동체영역으로 구분했다.

완주군은 소농, 가족농, 고령농도 참여할 수 있는 공동경영을 확대하고 지역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도농순환의 핵심 근거지를 마련하면 지속가능한 지역 만들기가 가능할 것이라는데 주목했다. 그 결과 ‘완주형 마을회사’와 ‘ 완주형지역공동체 회사’가 탄생하게 됐다.

완주형마을회사는 공동생산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소득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맛과 멋’이 살아있는 마을에는 관광객이 끊이질 않고 있다. 주민들의 참여와 완주군의 지역 고유 마을육성전략에 따른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완주군에서는 행정의 손이 미치기 어려운 분야의 지역사회 공공서비스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지역공동체회사를 통해 해결해 가고 있다. 지역공동체회사 육성을 위해 재단법인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지원센터를 지난해 5월 설립했으며 창업보육센터를 운영 중이다.

전략과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완주군은 이제 한국형 지역커뮤니티비즈니스의 산실로 꼽힌다. 현재 70여 개의 지역공동체 회사가 사업을 하고 있다.

▲ 완주군은 주민커뮤니티에 기초한 지역활성화 전략을 세우고 마을회사와 지역커뮤니티비즈니스를 실천해나가고 있다.(왼쪽) 행정과 주민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센터 조직도를 보면 그 역할을 알 수 있다.
‘안덕마을’이 기업으로 재탄생
과거 이 마을은 인적 드문 시골마을이었다. 폐광된 동굴, 민속한의원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한증막 등이 고작이었다. 행정에 대한 불신도 컸다. 마을에 사는 사람이 적으니 다리 하나 놓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주민들이 달라졌다. 마을 경진대회에 참가했던 주민들은 저녁시간이면 모여서 머리를 맞댔다. 담당 공무원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2007년부터 모이기 시작한 주민들은 “마을에 사람이 오게 하자”는 한마음으로 뭉쳤다.

소득이 전혀 없는 할머니들까지 쌈짓돈 100만원을 출자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1억3000여 만원. 마을은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으로 바뀌었고 이장은 대표가 되고 주민은 조합원이 됐다.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 유영배 촌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져 마을기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작은 산골마을에서 모인 시민출자금은 도시의 자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마을 기업을 이끌고 있는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 유영배 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소득 없는 할머니들도 쌈짓돈 출자”
민속한의원장이 한증막을 기증하면서 마을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 방치된 마을 자원은 특색있는 상품으로 바뀌었다. 폐광은 시원한 동굴로 만들어졌고 찜질방은 황토 한증막으로 손을 보고 등산로에 방치된 다리는 건강 코스를 잇는 연결통로가 됐다.

또 외부인이 숙식할 수 있는 황토방을 짓고 마을에서 할머니들이 직접 만든 죽염된장, 죽염간장, 감효소 등은 안정적인 소득의 기반이 됐다. 이 외에도 쑥뜸체험, 아토피힐링캠프, 건강식이요법, 기체조 등 다양한 건강프로그램이 운영돼 수익을 내고 있다.

유 촌장은 “주민들이 스스로 사업을 계획하고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조합원들에게 20% 배당했는데 올해는 8억 원의 매출을 올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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