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박 통신(4) - 보성 불이(不二)학당
두레박 통신(4) - 보성 불이(不二)학당
  • 이무성 온배움터 녹색대학교 총장
  • 승인 2011.11.1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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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불이(不)학당 개소식이 있었다. 전남보성 노동면에 위치한 의미있는 배움터이다. 뒤에는 오봉산이 앞면에는 바다가 보이는 것에 배움에 대한 나눔이 펼쳐질 것이다. 알리지 않고 조용히 배움의 내용을 채우려는 것을 주변 후배들이 일반인들에게 학당을 알린 것이다.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필자로서는 관심을 갖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하였다. 사실 마을학교로서 이런 학당들의 자연스러운 확산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지역의 많은 분들이 축하의 말씀을 전해주었다. 진작 이를 오랫동안 준비하였던 당사자로서 언론인 출신 박화강님은 이전 혹 잘못 살았던 삶에 대하여 반성하며 지역민과 함께하겠다고 사회자의 거듭된 강권에 짤막하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였다.

어느 행사와는 달리 요란하지 않았지만 학당의 첫 출범식에 의례적인 형식들이 배제되어 많은 기대를 갖게 하였다. 필자와는 백산회로서 불이산악회라는 극히 자유스럽게 참여하는 산악회 모임에 몇 차례 함께하여 편안하면서 세상사의 이야기도 나누어 후학들에게 함께 한 분들의 경험을 포함한 소중한 사회적인 자신 등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었다.

특히 전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서 심리상담을 통하여 사회에서 상처받은 분들을 현장에서 그 아픔을 공유하고 계시는 오수성 교수도 학당이 위치한 그 동네에 주민으로 함께하여 여느 학당과는 다른 의미를 덧붙이게 하였다. 사실 예전엔 요즘과는 달리 관심이 있으면 쉽게 서당 등 학당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교육을 지배권력 수단으로 통제하면서 학교를 통하여 후학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시도는 어렵게 되었다. 특히 지식을 화폐가치로 시장에 거래하는 지식인들의 자기상품화가 촉진되면서 나눔으로서 지식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다. 보성의 불이학당처럼 선의의 뜻을 갖고 이를 대안적인 삶의 가치로 함께하고자 하는 분들이 등장하면서 그나마 본래형태의 교육으로의 고민들도 할 수 있게 된다.

‘도가니’라는 소설과 영화를 통하여 일반인들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 교육자의 양심을 철저히 저버린 인화학교의 사례들도 교육에 대해 이를 상업적인 수단으로 사적인 이해로 가두어 두면서 이미 그 부작용들이 예견되었다.

진작 문제를 방치한 책임있는 자리에 위치한 당사자들은 이를 외면하고 민선교육감으로서 이전 잘못된 관행을 끊으려는 장휘국 현교육감 등 선의의 사람들이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한국 교육계의 현실이다. 이를 애초에 사회적인 이슈로 광주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단체나 일부 교육계 인사들이 1인 시위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이를 개선코자 하였으나 다수의 기득 교육계 관료들의 저항 등에 의해 명백히 잘못이 있음에도 범법행위 당사자들이 현장에 복귀하는 등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이었다.

문화로서 소설이나 영화의 힘이 엄청나다는 것을 이번 ‘도가니’ 사태에서 확인을 할 수 있었다. 독립영화 등에 관심을 갖고 많은 분들이 초기 저희 녹대에도 합류하였다. 그러나 재정 등 여러 어려움 때문에 학습대상 순위로서 밀려나게 되었다. 일반 제도권내에서 수용치 못한 이런 교육들을 후학들이 학습으로서 공유할 수 있도록 제도권밖의 학당 등 차별를 가질 수 있는 전문적인 교육현장들이 계속 탄생하기를 불이학당 개관을 지켜보면서 소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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