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10, 닫는 이야기
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10, 닫는 이야기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11.14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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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실천이다.
광주지역 전통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그동안 국내 및 국외 전통시장의 성공사례를 수집하여 그 장점을 총 9회에 걸쳐 연재하였다. 돌이켜 보면 성공한 정통시장의 보다 많은 사례를 취재하였어야 하나 물리적, 시간적 제약에 의해 부족함이 많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렇게 부족함도 있었지만 성과도 많았다. 사례 수집을 통해 성공한 시장의 특징과 강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시사점도 찾아낼 수 있었다. 이제 그 마지막으로 광주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언으로 이번 기획취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광주지역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답을 찾는 문제는 그리 쉬운 문제가 아니다. 광주지역 전통시장이 규모면에서도 자본면에서도 대기업의 백화점이나 마트에 비해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이유는 전통시장이 서민경제 활성화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들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러한 단점을 슬기롭게 극복한 국내외의 사례들을 통해 광주지역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광주지역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현대화된 시설로의 교체뿐 아니라 시장의 전통적 요소, 상인들의 의식변화, 제도정비 등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적 요소와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총체적으로 조화롭게 발현되어야 한다.

현대적 시설과 청결한 관리

현대적 시설이라 함은 하드웨어적 요소로 신축건물, 아케이드, 주차장 등이 이에 속한다. 광주지역 전통시장도 시설면에 있어서는 중소기업진흥청의 지원으로 상당부분 많이 개선되었다. 주차장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 문제는 관리다.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청결한 이미지를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을 깨끗이 치우는데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 방콕의 짜뚜짝시장은 시설면에 있어서는 광주지역 전통시장보다 더 노후화되어 있다. 그러나 청결면에 있어서는 우리 시장들보다 훨씬 더 깨끗하다. 그 이유는 상인들 스스로 주변을 정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통적 요소와 광장

전통시장은 전통시장만의 전통적 요소가 있어야 한다. 물건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어야 하고, 정보를 나누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물건을 싸게 팔기도 하면서 깎아주는 맛도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시장에서도 궁극적으로 정찰제가 정확히 시행되어야 맞다. 하지만 중저가의 상품을 취급하는 전통시장에서는 이 부분에 조금 여유를 주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와 더불어 전통시장 내에는 반드시 광장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장을 보다가 지치면 쉴 수 있고, 아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눌 수도 있으며, 공연이나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광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산의 자갈치시장, 정선5일시장, 금산인삼시장, 장흥토요시장, 방콕 짜뚜짝시장 등에서 이러한 광장을 보았고, 이러한 공간이 잘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자체적인 상인 규범과 실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체적인 규범의 마련과 이에 대한 실천이 필수다. 이와 더불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해 카드사용이 지금보다 확대되어야 한다. 정부도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는 정책으로 이를 뒷받침해줘야 한다.

상인들 스스로 호객행위하지 않기, 바가지요금 안 씌우기, 중량을 속이는 행위, 불친절, 카드거부, 위생모나 위생앞치마 착용하기, 황색선 지키기 등을 강제하는 자체 규범을 만들어 지켜야하고, 상인회에서는 이를 제재 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한 사례는 부산 자갈치시장과 풍기인삼시장에서 목격되었다.

부산 자갈치시장에서는 상인들 간의 합의를 어긴 점포주에 대해 출석을 요구하고 청문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한다. 징계는 위반내용에 따라 영업정지 3일, 5일, 7일로 수위가 높아진다. 풍기인삼시장에서는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내에서 금지하고 있는 카드 거부, 불친절, 중량을 속이는 행위, 호객행위 등을 하는 점포가 적발되면 1회는 계도, 2회는 시정명령, 3회는 1일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것이다.

시장경영의 다각화

전통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한시적인 만큼 독자적으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사례는 금산인삼시장과 정선5일시장에서 확인되었다.

금산인삼시장은 상인교육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며, 마케팅에도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또, 홍보관, 인삼요리시식코너, 족욕체험장 등을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편 정선5일시장에서는 사회기업형시장을 계획하고 있다. 사회기업형시장은 지역 특산품의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를 시장 내에 설립하고, 이의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김으로써 효율과 이익을 극대화하여, 그 이익금을 다시 시장으로 환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오락기능 접목

이밖에 문화예술공연, 일인 퍼포먼스 등 볼거리의 제공뿐만 아니라 오락기능을 접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시장 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해 고객들이 직접 참기름도 짜보고, 떡도 빼보는 등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외 전통시장의 성공요인은 특별한데 있지 않았다. 광주지역 전통시장들도 이미 다 아는 내용들이었다. 문제는 실천이었다. 전통시장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는 결국 상인들의 손에 달려 있다. 좋은 물건을 구비하고 싸게 파는 것은 기본이다. 정직하고 상냥하게 고객들을 대하는 것도 기본이다. 이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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