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9.국외특화시장
전통시장 활성화 9.국외특화시장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11.03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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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시장과 닮은꼴 시장들 - 파타야의 방센, 나끄아, 수상시장
방센어시장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과 어패류를 취급하는 전문시장

방콕에서 남쪽으로 두 시간 정도 차를 달려가면 방센어시장이 나온다. 이곳의 바다는 파타야 산호섬의 에메랄드빛이 아니어서인지 우리나라 서해안의 바다를 연상시킨다. 배를 대기 위해 만들어 놓았는지 살기 위해 만들어 놓았는지 구분이 안 되는 나무로 대충 얽어놓은 수상구조물이 촌스럽다 못해 정겹다. 방센은 아름답지만 아직은 홍보가 미흡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다.

방센어시장은 수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전문시장이다. 점포와 노점이 어우러진 모습이 우리나라 수산시장과 정말 닮았다. 방센어시장은 그리 크지 않은 시장이다. 시장의 길이는 50m 정도이고, 이 양쪽에 좌판이 죽 늘어서 있다. 대부분의 점포들은 낡고 허름했다.

방센어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수산물 가공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점포가 먼저 반긴다. 이곳을 지나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시장이 나온다. 배가 들어오는 새벽이면 성황을 이루다가 시간이 지나면 한가해지는 시장이다. 이는 우리나라 수산시장의 특성과도 같다. 파는 물건도 우리나라 수산시장에서 취급하는 생선들이며, 어패류들이다. 낯선 생선과 낯익은 생선들에서부터 게나 꼬막과 같은 어패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었다.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생선들이라 싱싱했고, 가격은 저렴했다.

대부분의 태국 시장이 시행하고 있는 정찰제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봉지에 담겨진 물건이든, 담아주는 물건이든 제 가격을 이름표처럼 달고 있었다.

노점이 없는 전통시장이 없듯이 이곳 역시 음료와 아이스크림, 과일, 그리고 오징어나 문어와 같은 것들을 구워파는 노점들이 많았고, 입구의 기념품가게에서는 조화나 장신구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방센어시장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물건들에 영문표기가 없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또, 짜뚜짝시장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화장실에 가려면 5바트를 내고 가야한다. 관광형시장을 지향한다면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할 점이라 할 수 있다.

나끄아시장
주민의 삶과 함께하는 생활형 시장

태국 파타야에 규모도 판매하는 물건도 우리나라 전통시장과 닮아도 아주 많이 닮은 생활형 시장이 있다. ‘염전’이라는 뜻을 가진 나끄아시장이다.

나끄아시장은 비가림 천장에 사방이 탁 트인 철구조물로 이루어진 종합시장이다. 약 1,000평 규모의 철구조물 내부에 칸막이가 전혀 없이 좌판이나 리어카, 행거만 놓고 물건들을 판다. 언뜻 보면 노점을 한데 모아 놓은 느낌이다. 이러한 시장의 특성을 반영하듯 파는 물건도 종류에 상관없이 가지가지가 섞여 있다. 시장을 둘러싼 주변도 온통 리어카나 노점 천지다.

나끄아시장에서는 식료, 과일, 야채, 생선, 의류 등 실생활과 직접 연관된 물건들을 주로 판다. 태국의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물건의 가격은 저렴하다. 이런 까닭에 이 시장이 파타야의 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음식을 만들어 파는 노점이 매우 발달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경제적, 문화적 이유가 혼재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그 이유는 태국사람들이 집에서 음식을 해먹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집에 주방이 있어 음식을 해먹을 수 있지만 다수의 태국사람들은 집에서 음식을 해먹을 만큼 큰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또 무더운 날씨도 요리를 방해하는 또 다른 이유다. 그래서 식사 때가 되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다만 이 시장이 축산물, 수산물, 음식요리 등의 판매가 섞여 이루어지는 관계로 청결하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상시장
인위적으로 창조한 태국 전통 수상시장의 성공

파타야의 수상시장은 엄밀히 테마파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이 시장이 태국의 전통인 수상시장을 인공적으로 재현해 놓았기 때문이다. 주요 컨셉은 전통의 수상시장의 재현이고, 여기에 부수적인 볼거리, 먹거리, 탈거리 등을 조합해 창조했다.

이 시장의 완공까지는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100,000스퀘어 미터의 부지에 한화 약 144억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공터 습지를 인공 수상시장으로 만든 것이다. 이 시장은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약 110여개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주로 취급하는 품목은 의류, 먹거리, 액세서리, 전통공예품 등이다. 태국의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가격은 그리 비싼 편이 아니었다. 여기에 인공호수에 떠있는 약 60대의 수상보트에서도 과일이나 악어고기 등을 판매한다. 먹을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악어고기는 먹어본 결과 의외로 쫄깃하니 맛있었다.

시장의 주된 기능인 판매와 더불어 이 시장에서는 특별한 볼거리와 탈거리의 재미도 누릴 수 있다. 이 시장에서는 마술이나 피리와 같은 일인 퍼포먼스의 눈요기뿐만 아니라 수상보트를 타고 시장을 구경할 수 있고, 높이 15m, 길이 130m인 스카이 워커 슬링 어드벤쳐(sky walker sling adventure)를 타고 수상시장 위를 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져 있어 이곳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계로 시장은 청결한 편이었다.

이 시장이 시사하는 바는 인위적으로 창조된 전통시장도 특성을 잘 살리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 무에서 유로 창조된 전통시장도 관광객을 끌 수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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