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 역사 ‘무등’ 한눈에 본다
민중 역사 ‘무등’ 한눈에 본다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1.10.07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선스님, 1980년대 5년간의 기록 한권으로 엮어
 지난 1980년대 민주화 운동 당시 다양한 시대적 문제를 대중들에게 전하며 민중사회화를 이끌어온 ‘무등’지(志). 당시 무등지가 처음 발행된 당시부터 이후 5년간의 민주화 운동 기록이 한권의 책으로 엮여 화제다.

지난 1984년 5월 8일 처음 발간된 ‘무등’지는 당시 굉장히 신선한 사회적충격을 주었다. 대중들은 대부분 “어떻게 절에서 사회과학적인 면이 나올 수 있느냐”며 ‘민중불교’라는 말이 회자됐던 시초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당시 실린 글은 현재에 보더라도 선진적이고 모범적인 글로 구성돼있어 무등지가 발간될 때마다 많은 사람이 돌려서 읽을 정도로 열독률이 높았지만, 일정한 지면을 형성하지 못하고 발행된 호수마다 A4반절을 비롯해, 낱장 광고지 형식, 소책자 등 다양한 형태를 이뤘었다.

이런 무등지를 한권의 책으로 엮은 법선 스님(문빈정사 주지)은 “무등지의 기록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이것이 없어져 버리면 당시 뜨거웠던 마음과 열정, 의지, 미래에 대한 꿈, 희망, 현실에 대한 분노 등의 순수했던 마음들이 사라져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해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 순수했던 마음들을 기록으로 역사화 시켜서 필요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는 생각에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문빈정사 주지 지선 스님(현 회주 스님)을 발행인으로 발간됐던 무등지는 자주, 민주, 통일, 인권 등의 가치를 지키며, 지방 불교운동의 시발점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고은, 문병락, 송기숙, 송숙원, 김준태, 신영하·박현채·민두기교두 등 서울대학교 당대 최고 지식인들이 가장 사회가 혼란하고 열정적일 때 자기의 모든 걸 담아서 쓴 글이 수록돼 글 자체가 역사가 되고 있다.

따라서, 무등지가 갖는 의미는 그 당시에 불교가 호국불교의 이름을 가지고 한마디로 어영불교 속에서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는 불교가 아니라 국민과 민중 입맛에 맞는 국민과 민중을 위한 불교로 바뀌어야 한다는 선언을 하고 구체적으로 활동을 한 결과물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무등지 통권은 당시 사회 지식인과의 교류 등이 나와 있고 항일독립운동 군가 등도 다 정리가 돼 있어 하와이대에서 근대한국 역사에 대해 논문을 쓰는 학자들이 민중불교에 대한 자료로 꾸준한 요청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