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임금협상 벌써부터 걱정된다
기아차 임금협상 벌써부터 걱정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11.05.30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수첩_16]

벌써부터 걱정된다. 광주 지역경제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기아차 임금협상이 이번 주부터 열리기 때문이다. 기아차가 어떤 이유로든 공장 라인이 중단될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사실 기아차 노조는 큰소리 칠 자격이 없다. 기아차는 1991년부터 임금협상을 둘러싸고 해마다 파업을 겪다가 지난해 20년만에 처음으로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 했었다.
지난주 협력업체인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인 피스톤링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가동이 중단되거나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가동률이 떨어지면 당연히 생산량이 줄어들고 그만큼 매출액이 줄어든다.

다행히 유성기업 사태가 빨리 해결되면서 이번 주 들어 일부 정상 가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유성기업 공장 가동이 부분 정상화 된 데다 인력부족으로 예전의 가동률을 보일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런 시점에 우리 지역 최대 사업장인 기아자동차의 임금협상이 이번 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올 임금협상에서는 ‘주간 연속 2교대제’가 별도의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임금협상과는 별도로 노사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광주지부는 31일부터 소하리 공장에서 열리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임금 및 별도 요구안을 확정해 회사 측에 전달하겠다 했다.
우선 임금협상에 있어서는 올 상반기 최대의 실적을 낸 만큼 기업 경영실적에 맞는 임금인상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번 임금 요구안은 현대차 노조가 제시한 임단협 안이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최근 상급기관인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임금 15만611원(기본급 대비 8.76%) 인상 요구안 등을 확정한 상태다. 당연히 일한 만큼의 성과가 창출되면 그 만큼의 대우를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불어 임금협상보다는 별도의 요구안으로 제시될 주간연속 2교대제가 핵심이다. 지난 24일 공권력 투입으로 일단락된 유성기업 노조의 핵심 요구 사안도 주간연속 2교대제였다. 현재 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은 주ㆍ야간 각각 10시간(2시간 잔업 포함)을 일하고 교대하는 형태다.
그런데 노조가 주요 안건으로 내놓은 주간연속 2교대제는 이러한 근무 체계를 오전 9시간(점심시간 포함)+오후 8시간 2개조로 바꿔 심야 근무를 없애자는 것이다.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오전 7시나 7시30분 근무에 들어가 5시 무렵 교대하고 오전 1시나 1시30분까지 근무하는 형태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인간의 생체리듬상 심야 근무는 당연 건강에 적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야의 밤샘작업은 근무 피로도가 높아 산업재해의 위험성은 물론 각종 직업병과 가족관계 단절 등 많은 후유증을 낳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지난 2005년부터 노사가 줄다리기 논의 중이다. 사측은 생산성 향상이 전제되지 않은 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생산성이다. 속내를 잘 알 수는 없지만 기아차의 생산성이 뒤떨어진 것만은 사실이다. 기아차의 생산성이 도요타의 60%밖에 안 된다고 한다. 2006년 기준 1대당 조립시간 기아차는 37.5시간, 도요타는 21.1시간이었다.
그 뒤로 얼마나 더 나아졌을 모르겠지만 지난 2008년 3월 동아일보는 “기아차 노사견학단의 ‘도요타 충격’”이라는 표현을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임금은 올리겠다 한다. 이러한 통계수치를 놓고 기아차 노조가 ‘큰소리’를 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