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그 속을 들여다보니...-
‘반값 등록금’ 그 속을 들여다보니...-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5.30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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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票)퓰리즘에 기인한 정치권 마케팅(?)
‘말’이 우선이 아닌, 실질적 ‘혜택’이 수반돼야...
최근 신문과 방송 등에서 ‘반값 등록금’ 관련뉴스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지난 22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 추진을 공표한 후 정치권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4 · 27 재보선에서의 뼈아픈 패배 이후 나름의 회심의 일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관해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말하는 포퓰리즘 (populism)을 넘어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공약이라는 뜻의 ‘표(票)퓰리즘’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약한 것이 인간의 마음인지라 등록금 천만 원 시대에 사는 이들에게, 기백만 원에 달하는 비싼 등록금이 ‘반값’이라는 선정적일 만큼 매력 있는 공약에 ‘혹시나’라는 약간의 기대와 ‘역시나’라는 우려를 동반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세태일 것이다.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반값등록금에 관한 대학생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학부모와 시민단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김지수 군 (작년8월 졸업, 임용준비중)
“실질적인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와야지 않나”

작년 8월에 대학을 졸업한 후 임용고시를 준비 중인 김지수(25) 군. 그는 등록금 관련 사항이 우리사회의 큰 문제라면서, “사실 등록금 문제가 대선이나 학기 초에 늘 이슈화 됐었는데 특히, 이번정권에 들어와서 크게 이슈화 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또 “각종 미디어에서 등록금에 관한 통계수치를 자주 접할 수 있는 등 등록금이 일반가정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번 한나라당 황 원내대표의 공언에 대해 조금쯤 언론플레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언론플레이로 멈추지 말고 어떻게든 정책화돼서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와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또한, 향후 정권차원에서 실천되지 않을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은 부모님이 학자금을 납부해주고 무이자 대출을 받는 등 타 학생들에 비해 가계에 크게 부담되지는 않았으나, 주변을 보면 휴학을 하고 생활전선에 투입되는 친구들을 보기도 하고 경제적 부담 때문에 동아리방에서 기숙생활을 하는 학생을 보기도 한다며 사회적으로 큰일이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강서정 양 (대학교 1학년)
강서정 (1학년)
“연년생인 언니와 내가 모두 대학생이라서, 부모님들이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 말한다”

대학 새내기 강서정(19) 양은 “반값 등록금에 관한 뉴스를 자세히 들여다 본 적은 없지만, 낮추면 정말 좋겠다”라며 “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3형제 중 둘째인 그는 대학 2년에 재학중인 언니와 본인의 등록금 문제에 대해 집안에서 2명이 모두 대학을 다녀 등록금이 만만치 않아 부모님께서 너무 힘들어 한다고 말했다.

또한 등록금은 부모님이 부담하지만 가계에 부담을 덜기위해 자신의 용돈 벌이는 일주일에 2번씩 주말에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1시~10시까지 일하고 받는 수당은 시간당 5천원으로 주위 친구들 보다 잘 받는 편이라고 밝혔다.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앳된 얼굴의 입에서 최저임금이 4,320원 라는 정확한 수치의 금액이 언급되는 것을 보고 요즘의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

최정욱 군 (대학교 2학년)
최정욱 (2학년)
“ ‘반값등록금’은 환영할 만한 정책 이지만, 표면적인 것 외의 문제가 걱정이다”

대학의 학보실에서 만난 최정욱 군은 자신은 아직 정치에 관해 일견식과 교양이 부족하다며 인터뷰를 완곡하게 거절하다 조심스레 반값등록금 정책에 관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등록금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딱히 피해보는 것이 없다면 반값등록금 정책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면서 “학생들로서는 당연히 경제적으로 연결되는 문제이다 보니 반가운 정책임에는 분명하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 외의 문제가 생길까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형제는 1남1녀로 나이차이가 나는 누나는 현재 직장인으로 집안의 대학생이 자신 혼자이나 1학기 4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이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최 군의 어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징하게 비싸다’고 했다.

그가 궁극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등록금 때문이라고 밝혔다. 학보사일 을 하기전인 작년 말까지 수십 가지의 아르바이트를 했었다면서 등록금이 비싸 부모님에게 용돈을 따로 받기가 죄송스러워 아르바이트를 시작 했다고 한다. 막노동, PC방 심야알바, 전단지, 우유배달 등 수당이 높거나 여유시간이 많아 짬짬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종류의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 중 용돈을 제외한 상당한 돈을 등록금에 사용했다고 말해 주었다.

‘학벌없는 사회’
“반값등록금이 아닌 당당히 무상교육!
부실한 사립대는 국공립대로 전환!
등록금 폭등 예상되는 국립대 법인화 반대!“ 주장해...
ⓒ출처_학벌없는-사회-광주모임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의 박형준 씨는 전화통화로 아직 공식적으로 공표하지는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는 포퓰리즘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의 발언 뿐 아니라 한나라당, 민주당 가릴 것 없이 선거기간에만 언급하고 나중에 형식적인 대처들을 하지 않았나”라며 특정기간만 되면 나오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정책이 아닐까 하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반값등록금에 목 멜 것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 의미를 높이기 위한 단계적 교육의 무상화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박씨의 말에 따르면 현재 대학의 20%가 국공립 대학이며 80%가 사립대라고 했다. 현재의 국공립 대학의 법인화 전환정책을 멈추고 국가교육기관으로써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공립 대학부터 무상교육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 후 부실한 사립대학을 정리하고 사립대학으로 까지 무상교육을 점진적으로 실행해 나아가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미친 등록금의 나라, 이제는 바뀌어야...
실질적인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나선 학부모들”

‘(사)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이하 참교육학부모회)는 지난 24일에 정부중앙청사(교과부) 정문 앞에서 ‘미친등록금의 나라, 이제 바꿉시다’를 표방하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기자회견 가졌다.
그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경제대통령을 내걸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등록금 공약을 ‘자기 입으로는 한 적이 없다’고 발뺌했고 이주호 교과부장관은 반값등록금 공약은 금액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 부담을 반으로 줄여주겠다는 것’ 이었다고 말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자금 대출 서류와 함께 자신이 마지막 희망을 걸었던 즉석복권 두 장을 유서 대신 남기고 생을 마감한 대학생,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딸에게 “딸아 미안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된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을 선택한 학부모의 사례를 언급하며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으며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한나라당의 반값등록금 발표에 또다시 국민들을 우롱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고등교육재정을 대학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는 거의없는 현실을 개탄하며 국가가 고등교육재정을 마련하여 학생, 학부모의 고통을 줄이고 실질적인 반값등록금이 되도록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명박 정부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을 마지막으로 촉구하며, 더 이상 전 국민적 등록금문제 해결에 대한 요구를 외면할 경우 2011년, 2012년 반값등록금실현을 위한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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