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봄칼럼
온봄칼럼1-‘마부작침’ 마부작침(磨斧作針: 갈 마. 도끼 부. 만들 작. 바늘 침)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이야기의 기원은 시선(詩仙)으로 불리던 당나라의 시인 이백(이태백)의 어렸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백은 아버지의 임지인 촉(蜀)땅의 성도(成都)에서 자랐다. 그때 이백은 훌륭한 스승을 찾아 상의산(象宜山)에 들어가 수학(修學)했는데 공부란 게 그렇게 쉬운 것인가. 어느 날 공부에 싫증이 난 이백은 스승에게 말도 없이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 집을 항해 걷고 있던 이백이 계곡을 따라 흐르는 냇가에 이르렀는데 한 노파가 바위에 열심히 큰 쇳덩이를 갈고 있지 않는가.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세요?"
"도끼 갈고 있다. 바늘 만들려고[磨斧作針]."
"그렇게 큰 도끼가 간다고 바늘이 될까요?"
"되고말고.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면."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이란 말이 이백의 마음에 꽂혔다. 큰 깨달음을 얻은 이백은 노파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그 후 이백은 마음이 해이해지면 바늘을 만들려고 열심히 도끼를 갈고 있던 그 노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하면서 분발했다고 한다.
현대사의 십자가였던 광주의 5월. 그 하늘을 우러르면서 더 많은 복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많은 평화는 정녕 꿈일까, 라고 자문해본다. 된다. 중도에 그만두지 않는다면. 차이를 존중하면서도 대의를 위해서 하나가 될 줄 하는 비움, 억울하게 권리를 박탈당하고 신음하는 약자를 또 하나의 나로 보는 동병상련의 나눔을 향한 끈질긴 발걸음과 함성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온봄칼럼2-‘된다’
꽃샘추위도 한풀 꺾이고 이제는 담장 위로 순백의 꽃을 눈부시게 내보이는 목련을 보며 물러설 수 없는 봄이 되었음을 절감할 날도 멀지 않았다. 아무리 두껍게 얼음장이 깔려도 기어코 오고야마는 봄을 기다리면서 마부작침(磨斧作針: 갈 마. 도끼 부. 지을 작. 바늘 침)이라는 고사성어를 생각해 본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던 당나라의 시인 이백(이태백)의 어렸을 때의 이야기이다. 이백은 아버지의 임지인 촉나라 성도에서 자랐다. 그때 훌륭한 스승을 찾아 상의산 들어가 수학했는데 어느 날 공부에 싫증이 나자 이백은 스승에게 말도 없이 산을 내려오고 만다. 집을 항해 걷고 있던 이백이 계곡을 흐르는 냇가에 이르자 한 노파가 바위에 열심히 도끼를 갈고 있는 게 아닌가.
"할머니, 지금 뭘 하고 계세요?"
"바늘 만들려고 도끼 갈고 있지[磨斧作針]."
"그렇게 큰 도끼가 간다고 바늘이 될까요?"
"그럼, 되고말고.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이란 말이 이백의 가슴에 꽂혔다. 생각을 바꾼 그는 노파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다시 산으로 올라갔지. 그 후 이백은 마음이 해이해지면 바늘을 만들려고 열심히 도끼를 갈고 있던 그 노파의 모습을 떠올리곤 하면서 시선의 실력을 닦았다.
가파른 세상이다. 나 하나 몸부림친다고 뭐 나아지겠나, 라는 신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이 세상’이라는 산에서 하산(下山)하고 싶다. 흐려진 마음에서 케 세라 세라가 솟구친다. 하지만 시(詩)가 없는 삶은 무(無). 시인이 고통과 불안과 두려움의 도끼를 갈아 자유와 안식의 바늘을 만들 듯이 우리도 삶의 도끼를 갈아보자. 바늘이 된다. 중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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