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부탁한다
제발 좀 부탁한다
  • 채복희 시민의소리 이사
  • 승인 2011.04.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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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 시민의 소리 이사
일본 원전 사고 이후 4월 7일 현재 세슘과 요오드를 함유한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마침 출근길과 등굣길에 나서는 가족이 있어 집밖에 나설 때 마스크도 챙기고 우산도 점검했다. 그전부터 일기예보에서 눈을 떼지 않았으며 가능한 미역 다시마 같이 항방사능 성분이 있는 식품도 요리했다. 마당에 매어놓은 백구 두 마리도 신경이 쓰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인에게 충성을 다 바치고, 외출했다 돌아오면 키 높이로 뛰어오르며 발차기로 환영하는 이 녀석들은 웬만한 비나 눈은 그냥 맞는 걸 좋아한다. 사람이 수만명 이상 죽어가는데 개 한 마리가 대수로워서 그러는게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촉발된 환경재앙은 동반생물 모두에게 같은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인간의 안존여부가 파악된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이번에 내린 비는 공기를 통해 우리 땅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장차 해류를 타고 들어온 생선류들은 어떻게 될까. 고등어와 오징어, 생태를 대표품목으로 꼽고 있는데 시장에는 이외에도 그동안 갈치와 참게, 삼치 등도 일본산이 많이 들어와 유통됐다. 그런데 바닷물과 물고기들은 경계가 없다. 장어나 연어 등 물고기들이 세계를 일주하다 산란을 위해 태어난 곳으로 가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동안 채식운동을 펼쳐온 이들에 따르면 육류는 거부할지라도 생선은 좋은 식품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들 역시 진즉부터 호수와 바다오염에 따른 생선류의 중금속 중독 등에 주목하면서 섭취를 경고해온 탓에 완전 채식주의자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원전과 관련된 문제는 생존의 그것과 직결되고 그렇기 때문에 일본을 가까이 둔 우리 국민들의 생활 역시 긴장상태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도 우리 당국의 이야기는 거의 ‘천하태평’ 수준처럼 들린다. 기상청이 주축이 돼 나오는 발표에 따르면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란 말만이 되풀이된다.

독일에서 발표한 자료는 한반도로 불어온 바람의 방사능 농도를 분석해 내놓았고 그것이 인터넷을 통해 모두에게 알려졌다. 바람이 태평양 쪽으로 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걱정이 없다는 ‘태평론’이 대통령 입으로부터 나왔고 불과 일주일도 못돼 즉시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었다. 어쩌면 이 정권은 해류에 대해서도 국민들 앞에서는 같은 입장만 되풀이 할 것 같다. 얼마전 재벌회장들의 개인주택 상당수가 지하에 벙커 같은 시설을 해놓는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이 여차하면 안전한 해외 어디론가 가기 위한 준비들을 해놓지 않았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예년 같으면 마른 땅을 적시는 봄비가 반가워 옷깃을 촉촉하게 적시면서도 농사준비에 신이 나는 시기다. 방사능비 운운하는 지금이라고 그것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어차피 이땅에서 손자와 증손자를 낳아 기르고 죽을 땅인데 어디로 갈 것인가. 그러니까 정부당국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정확한 사실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편서풍이네 뭐네 되도 않는 헛소리 그만하고 우리가 어떻게 대비하면 가장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으며 결국 국민들 모두의 입으로 들어갈 농산물의 오염을 줄일 수 있는지 제발 좀 잘 조사연구해서 확실한 정보를 달라는 부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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