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젊은이
노인과 젊은이
  • 채복희/본지 이사
  • 승인 2011.02.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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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나 내년 중에 회갑을 맞는 이들은 6.25 전쟁 중에 태어났고, 종전이 되던 해인 1953년 둥이들은 이제 막 우리나이 59세에 접어들었다. 이제 60세 이하의 노인들은 전후 세대라 할 수 있으니 올해 나이 60살을 기점으로 전쟁 전과 후 세대로 나뉜 셈이다. 그러니까 60살 아래 세대들은 태어나 육십갑자가 돌아오기까지 적어도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시대에 살았다 할 것이다. 그런 한편 이들은 또한 한창 나이에 적잖은 사회적 혼란기에 휘말려 비록 전쟁의 참변에서는 벗어났다 하나 삶 자체가 늘 허둥지둥 댔으며 그만큼 삶의 굽이굽이마다 곡절을 많이 겪은 세대임은 분명하다.

숱한 곡절겪은 60세 전후 세대

이들로부터 한 세대 30년을 훌쩍 건너 뛰어 80년대 이후 태어나 이제 20대 청년기를 구가하는 이들은 지금껏 사회적 격변기조차 별로 겪지 않은 따뜻한 온상 속 식물처럼 성장해 왔다. 20대 청년들이 당면한 쓰라린 삶의 고비로는 대학입학을 필두로 취업과 생계방편이 가장 크게 다가올 것이고 수도권에 진입한 젊은이라면 주택문제 등이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앞의 문제가 가장 큰 법이라 세대가 다른 이들에게 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흔히 하는 “우리가 겪은 고통은 너희는 몰라, 우리 때는 달랐어”라는 식의 말은 ‘씨도 안 먹힐’ 공허한 문장으로 남는다. 그래서 60~70대 이상, 즉 충분히 보수적이 된 노인층들이 “배부른 소리 말아라, 지금 우리가 얼마나 잘 사는데...”하면서 오늘 한국사회에 불평을 해대는 젊은이들을 마냥 달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이제 보수화된 노인들은 더 이상 사회가 불안해 지는 것을 경계한다. 따라서 전쟁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작업’은 정치하는 인간들이 늘 써먹어대왔던 단골 메뉴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정치와 관련된 모든 금과옥조를 구태여 거론하지 않더라도 정치란 이상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혁명가들이 꾸는 꿈을 현실화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어찌된 노릇인지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오늘과 삶을 그대로 유지하기만을 바라는 욕망덩어리인 동시에 죽음조차 얼마 남지 않은 삭아버린 늙은이들 같다. 현 정권유지자들은 60대 이상의 보통 노인들이 갈망하는 사회 안정과 평화, 풍요로움의 실현을 방패삼아 세대를 뛰어넘는 가치로운 삶과 공동체적 인간의 희망을 철저히 무시한다.
현 정부 출범 후 한국을 이끌어가는 대표 선발에서 보이듯, 이들은 자신들이 틀어쥔 재산과 권력을 지키는 첨병으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그 방법들도 한결같다. 똑같이 반복된 부동산 투기, 탈세, 위장전출입에 있어 동일한 수법들이다. 그동안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만큼 잘 먹고 잘 살았으면 됐지, 왜 권력까지 탐하는지 오히려 그것이 수상쩍을 정도다. 이들에게 다음 세대를 책임지고 나갈 20대 청년들을 설득할 명분이 그 어디엔들 남아 있기나 할까.

삭아버린 늙은이같은 정권유지자들

단군 이래 5천년 이라는 역사가 있고, 비록 봉건사회이긴 했어도 사대부들이 치열한 명분을 찾아 백성을 위한 이상정치를 펼쳤던 600년 조선의 역사도 가진 나라다. 그럼에도 불과 한세기도 넘지 않은 현대사에서 한국의 정치는 한참 후퇴한 모습이다. 사회를 유지할 명분도 없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평화를 희구할 수 있을 것인지 한창 밝게 웃는 젊은 세대들을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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