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 큰 그림
연대의 큰 그림
  • 이홍길
  • 승인 2011.01.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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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연연 대의 어긋나선 안돼

이홍길(전남대 명예교수·광주민주동지회 회장)

사람은 꿈꾸는 일을 제외하고 고립되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흔히들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 하는 성 싶다. 그러므로 인간의 삶에는 협력 · 협동의 연대가 필요하여 어떤 사안에 대해서 공동으로 책임을 요구하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사안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나 목표가 서로 같으며, 관계된 구성원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연대의식이 필요하게 되고, 수평적 인간과계에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물론 연대는 인간생활에 있어서 빠뜨릴 수 없는 필요조건이지만 그것은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닌 것으로 연대 주체들에 의해서 그 가치가 결정된다.

참여주체가 연대가치 결정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추축국들의 연대 · 모리 정상배들의 연대 · 어떤 꼼수도 불사하는 시정잡배들의 연대가 삶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악의 연대라 한다면 적십자 운동 ·엠네스티운동 · 그린피스운동 같은 것이 선순환을 촉구하는 선의 연대라 하겠다. 그러므로 연대에 가치판단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고 연대의 목표를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조선이 건국할 때 태종 이방원이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 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라는 하여가로 포은 정몽주에게 연대를 제의할 때 임 향한 일편단심은 진토가 되어도 변하지 않는다는 단심가로 대응한 것도 연대에 대한 가치판단이라 할 것이다.

일찍이 무정부주의자 크로포트킨은 약육강식의 적자생존이 삶의 본령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상호부조가 오히려 우선한다는 것을 설파 한 바, 연대의 목표와 조건이 중요함을 새삼 느끼게 한다. 억압자와 착취자가 제시하는 연대는 살무사가 개구리에게 제안하는 연대처럼 허위다. 그러나 보다 큰 억압자와 착취자가 등장하여 모두가 피억압자 피착취 자가 된 마당에서는 전날의 갈등관계는 해소되어 새로운 상황과 조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게 된다. 망국의 현실에서는 양반·상놈의 전날의 긴장관계는 해소되어 의병투쟁과 독립투쟁의 새로운 전선이 정비되기 마련이다. 큰 모순은 작은 모순을 해소한다는 사실들을 우리들의 일상에서 확인하다 보면 우리들의 인식수준도 올라가게 되고 새로운 삶의 자세도 가다듬어 지게 된다.

인간 존재가 현실에 매어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기성의 현실에 구속되어 옴짝달싹 못하는 그런 수동적 존재는 아니다. 진선미를 찾아 분투하여 어느 경우 살신성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송나라 문천상의 경우에서만이 아니라 “아름다운 남자 전태일”의 경우에서도 우리는 목격한다. 왜곡된 기성의 현실과 하찮은 기득권에 연연하여 모두가 수긍하는 대의에 어긋나게 살지 말자. 아부 · 치부 · 공부라는 세속의 삼부의 달인도 결국 세간의 비판을 면할 수 없고 양심과 양식의 질책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사람이 목석이 아닌 바에는 자명한 진리이며 성현들의 가르침인 것이다.

기득권연연 대의어긋나선 안돼

입신양명이 만족스러울 거면 거기에는 반드시 떳떳함이 따라야 한다. 한번 사는 세상이니 맘대로 살겠다는 지탄도 불사하는 마음 한켠에 모락모락 이는 당신 양심의 불꽃을 외면하지 말자.
나의 생존과 나의 가치는 이웃의 생존과 가치에 맞닿아 있고 나와 이웃들이 가치와 생존은 우리의 가치와 생존에 맞닿아 있는데, 이것의 최대 공약수는 인간화이고 민주화이다. 우리 연대의 큰 그림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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