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환 시인, ‘나 걸어가고 있다’ 출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써내려간 시를 시집으로 묶어 내 화제다.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 출신인 설정환 시인(40)이 그 주인공. 설 시인은 첫 시집 ‘나 걸어가고 있다(시와 사람 刊)’을 최근 상자했다. 이번 시집은 모두 69편의 시 외에 사진을 적절히 배치해 시를 읽는 사이사이 시인의 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볼’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단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집은 또 뒤편에 관례화되다시피 실려 있는 시 해설을 없앤 대신 강경호, 정윤천 두 시인이 설 시인의 시를 중심으로 벌인 좌담을 정리한 것도 독특한 시도.
설 시인은 “작품에 대한 평론가나 동료 시인들의 공개적이고 객관적인 평가활동이나 창작과 관련한 내밀한 대화가 요식행위에 그치거나 시들해진 것이 최근 모습이다”며 “시가 독자들로부터 멀어지는 것 못지않게 시가 대학 강단과 문학잡지 속에서만 숨 쉬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아왔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다양한 문학잡지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이름조차 다 기억할 수 없는 가운데서도 보다 근원적인 문학예술에 대한 소통은 헛바퀴를 돌고 있다는 문제제기에서 새롭게 시도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강경호 시인은 ‘연민과 실존의 뜨거움’이라는 제목의 좌담에서 “낮은 자들에 대한 따스한 연민을 밑바탕으로 해 자신과 세계를 존재론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시편, 도시 및 자본문명의 그늘을 살핀 시편, 농촌의 현실과 가족사에 얽힌 사연을 아프게 읽어내는 시편 등으로 요약된다”고 설 시인의 시 세계를 평가하고 있다.
한편 설 시인은 70년 전북 순창 출생으로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처장 등을 거쳐 현재 김재균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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