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부지는 도시재생의 블루칩
폐선부지는 도시재생의 블루칩
  • 박상은
  • 승인 2010.11.0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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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 간사)

전국에 철도폐선부지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고속철도건설과 선로개량, 복선화 등으로 2015년을 전후로 전국에 12개 노선, 749.5km, 17,862,174㎡의 철도폐선부지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철도폐선부지들은 지금 어떻게 이용되고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대부분 놀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기차가 떠난 자리에는 얼마 전까지 광주의 폐선부지(광주역~남광주역~효천역)가 그러했듯 이름 모를 풀꽃들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부분의 폐선부지들은 짧게는 1년, 길게는 10여년씩 버려진 땅으로 방치되고 있다. 도시의 쓰레기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폐선부지, 대부분 유휴지로 방치

왜 이렇게 버려진 땅으로 방치되고 있을까?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해보면, 첫째는 형태적 특성으로 개발에 유용한 형태가 아니라는데 기인한다. 철길의 특성상 폭이 5~10m 내외로 다소 협소하고 길이만 긴 선형의 형태적 특성을 갖고 있어서 시설물, 건축물 등 개발을 하는데 있어 불리한 조건이라 지자체나 기업체 등의 적극적인 접근이 없기 때문이다. 형태적 특성은 개발로 인한 수익이 보장이 되기에는 다소 불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열악한 지방재정이다. 열악한 지방재정은 부지매입조차 쉽지 않다.
광주 푸른길공원의 경우 1,400여억원(토지매입 1,100억원+조성 3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며, 대구의 대구선 폐선부지(14.3km, 동대구역~청천역)의 경우도 토지매입비만 2,500여억원이 소요됐다.

토지매입비용만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다보니 중소 지자체에서는 부지의 매입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지역과 구간에 따라 다소 비용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그저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폐선부지를 녹색공간으로 적극 활용하자.

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는 5·18재단의 후원으로 군산, 목포, 나주, 여수, 대구, 마산, 장항선의 폐선 및 예정부지의 현장답사를 진행했다. 지역 폐선부지들의 이용현황과 활용계획에 대해 알아보고, 이후 광주 푸른길과 같은 공원 및 녹지로의 조성을 지원하는 법안을 제안하기 위해 진행했다.

현장답사의 결과를 종합하면, 지자체와 지역의 주민들의 공통된 바람은 폐선부지가 도시재생의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다. 그러한 바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으로 인한 예산이 문제라고 꼽고 있다.

현재 폐선부지는 국유재산법 41조, 43조에 의한 처리절차 및 규정에 따라 매각처분 되고 있다. 정선의 레일바이크, 경춘선의 관광열차, 장항선의 트레인파크 조성사업 등이 한국철도공사와 공동으로 일부구간이 철도관광 상품으로 개발진행이 되고는 있으나, 대부분의 부지들은 활용계획조차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폐선부지 지원법으로 도시재생 활로를 

폐선부지가 버려진 땅이 아닌 재생의 공간으로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폐선부지의 매입과 조성에 필요한 재원을 국가가 일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자체에만 폐선부지 활용의 책임이 전가된다면 아마도 현재의 모습으로 버려진 공간으로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버려진 공간으로 습관화되기 전에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폐선부지들은 수년째 나대지나, 쓰레기 투기장, 주차장 등으로 방치되고 있다. 공공의 공간의 활용이 이처럼 불합리한 형태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몸에 배기 전에 도시재생의 공간으로 되살아 날수 있도록 하기위한 법제도적인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래서 광주푸른길에서는 폐선부지가 더 이상 버려진 공간이 아닌 재생의 공간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폐선부지의 친환경적 활용을 지원하는 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폐선부지가 버려진 땅이 아닌 도시재생의 블루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를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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