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도도한 흐름을 만들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도도한 흐름을 만들자
  • 윤영덕
  • 승인 2010.09.1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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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덕(전남대 5·18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최근 들어 북한에 대한 수해지원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이 잇달아 성사된데 이어 북한이 남북 군사실무회담까지 제안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오랫동안 중단되었던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중국과 미국의 관련국 순방외교도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선 이후 경색되기 시작하면서 ‘천암함사건’으로 파탄상태에 직면해 있는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어오는가?

그러나 여전히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작금의 남북관계 변화 조짐은 작년 이맘때쯤의 상황을 연상시킨다.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붙어있던 지난해 8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에 이어 북한의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 파견이 성사되면서 이명박정부 들어 처음으로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진 바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처럼만에 불어온 남북관계의 훈풍은 일회성으로 그치고 말았다. 무엇보다 현 정부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진정성 있는 철학과 장기적 전략의 부재가 그러한 결과를 낳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식민지배와 전쟁의 참혹한 결과를 몸서리치게 경험한 우리민족의 역사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도 절실한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남북관계의 경색과 대화의 단절은 한민족 전체의 평화와 안전은 물론 동북아시아 국제관계의 협력적 발전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다. 남북대화의 재개와 교류협력의 복원이 우리의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하기 위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선결적 과제임을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명박정부에게 지금의 호기를 남북관계 전환의 일대 계기로 삼아 대북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천안함사건’ 이후 전개된 일련의 국제적 상황들을 보았을 때, 한민족 공동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족공조’의 복원을 통해 국제적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누차 강조되어 온 바와 같이 우선적으로 ‘6·15공동선언’과 ‘10·4공동선언’ 등 그동안 축적된 남북 당국 간 합의의 정신이 존중되어야 한다. 더불어 ‘9·19공동성명’과 같은 관련국 간 합의를 바탕으로 남북이 주도하는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논의가 즉시 재개되어야 한다.

거족적인 통일의 열풍을 일으키자

동시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위협하고 통일을 방해하는 일체의 요인에 맞선 저항과 투쟁을 통해 성취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분단의 지속은 전쟁의 공포를 재생산하고 민족 내부의 불신과 대립을 가중시킴으로써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분단은 동북아시아의 냉전적 국제관계를 온존시키는 핵심적 틀로 작용함으로써 지역협력을 통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평화와 공동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이러한 냉전적 국제관계는 다시 한반도의 분단 상태 종식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되돌아보면, 우리는 한반도의 분단 상태를 종식시키고 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투쟁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 남북관계 부침이 말해주는 바와 같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일구기 위한 역량이 아직도 취약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반공반북 이데올로기의 망령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을 배회하고 있으며, 국가안보를 빙자한 남북 대결책동으로 이기적 욕망을 달성하려는 세력들이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가 우선적으로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통일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인류 평화의 소중함에 대한 자각이 민족 구성원 모두에게 확산되었을 때 극복되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실현이 갖는 중차대한 의미를 거족적으로 자각하기 위한 운동을 통해 자주적 평화통일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를 이루기 위한 투쟁에 더욱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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