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세우기 일제고사, 사교육비 부담만 는다
줄 세우기 일제고사, 사교육비 부담만 는다
  • 김선재 시민기자
  • 승인 2010.07.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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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생각]서열 경쟁보다 상생의 길 찾아야

▲ 지난 13일 일제고사를 거부하고 체험학습에 나선 학생들이 광주 부채박물관에서 직접 부채에 그림을 그려 넣는 체험을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7월12~13일 양일에 걸쳐 전국의 초(6), 중(3), 고등(2)학생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실시했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시험을 치러 자신의 학업성취도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고사도 있고 기말고사도 있는데 굳이 전국적인 차원에서 또 다시 일제고사를 보아 성적의 전국적인 서열화나 줄 세우기가 과연 아이들에게 얼마나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학생들의 학력과 국가 교육과정 등의 측정이 필요하다면 표집방법으로 풀어 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밤 12시에나 들어오는 우리 아이들, 0교시 수업, 강제적 야간 자율학습, 쉬는 토요일 날 등교, 문제풀이 일변도 수업, 부진아 전출 유도, 퇴학조치 남발 등 갖가지 부작용들로 인해 정상교육과는 아주 거리가 먼 지경에 이르렀다.

학교의 교육과정 파행에다, 이를 조장하는 일선 교육청의 행정 파행까지 더하여 숨 막히는 성적경쟁에 학교와 학생은 질식직전이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최고다. 그 중에서 해마다 10대 청소년 250~300명이 자살하고 있고, 해마다 약 5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이탈하고 있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일제고사 성적이 학생 간, 학교 간, 지역 간, 전국 성적이 비교되면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불안해지면서 더욱 더 사교육에 의존하게 된다. 현재 사교육비는 소득 상위 20% 가구가 하위 20% 가구보다 6배 이상이며 저소득층 가계 소비지출 중 42.1%가 교육비로 급증하고 있다. 초등생 1인당 22만8000원이나 들고 있고, 전체적으로 보면 21조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전국 일제고사 시험을 위해 쏟아 붓는 돈은 160억 원인 반면 교육복지예산으로 삭감된 돈은 140억 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육복지예산을 줄이고 시험만 많이 본다고 학력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 일제고사에 드는 비용으로 학습 부진학생을 지원하면서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복지 예산을 쓰는 것이 교육적 목표에 부합된다.

일제고사로 인해 수업방식이 달라져야 하는 것도 교사의 노동권과 자율권을 무너뜨리고 있다. 실험수업과 토론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이제 중지되고 있다. 일제고사가 요구하는 단답형, 객관식, 문제 맞추기 연습은 교사의 수업방식, 소통방식 자체를 180도로 바꾸어 버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국에서 우리학교가 몇 번째 학교인지 내가 몇 등인지 아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 결과 중심적인 교육은 삶을 충만하게 살지 못하게 막을 뿐이다. 이러한 교육 하에선 배움의 기쁨이나 깨달음의 행복감이라는 것은 낡은 책 속에나 있는 것일 뿐이다.

지금까지의 단순 암기식으로 산출된 성적만으로 서열화하는 경쟁의 교육에서 협력과 상생의 교육으로 하루 빨리 전환하는 것만이 공교육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이는 점점 늘어만 가는 청소년들의 일탈문제를 극복하고,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하고 청소년들이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참 지식을 먼저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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