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병원, 노사협상 공전으로 파업 위기
전대병원, 노사협상 공전으로 파업 위기
  • 김경대 기자
  • 승인 2010.07.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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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사측 성실교섭 안 나서면 15일부터 파업”
사 “파업 시 법대로” 노사관계 역행 비난받아

광주·전남지역의 대표적 의료기관인 전남대학교 병원이 노사 단체교섭 힘겨루기로 파업 위기에 봉착해 있다.

11일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지부장 김미화, 조합원 1,250명)는 “쟁의조정기간이 만료되는 14일까지 단체교섭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15일 오전 9시를 기해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재 전남대병원 노사는 지난 5월 13일부터 본교섭 9차례, 축조교섭 6차례 등 모두 15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현행 전임자 5명을 3명으로 축소하라는 사측의 타임오프 제 적용 요구 등으로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지부가 사측에 요구하고 있는 사안은 크게 5가지.

첫째는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적정인력 확충과 근무여건 개선 요구다. 지부는 △간호등급 1등급 상향 △부족인력 24명 충원 △정년 58세에서 59세로 연장 △시간외 근무 1일당 1시간 인정 등을 교섭조건으로 내걸었다. 지부는 사측이 광주병원 리 모델링에 147억 원, 화순병원 지하주차장 건설에 122억 원을 투자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직원들의 근무조건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둘째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현재 병원 측은 정규직이 퇴직한 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무기 계약직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지부는 비정규직 고용을 늘릴 경우 전문성과 책임성, 업무연속성이 떨어져 의료서비스 질 저하는 물론 의료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셋째는 단체협약 개악 안 철회. 병원 측은 △유급휴일 축소 △연차 유급휴가 의무사용 축소 △생리휴가 삭제 등의 노조활동 위축을 우려할 만한 단체협약 안을 내걸고 있어 노동자들로부터 “직원의 근로조건을 악화시켜 돈벌이를 추구하는 병원”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넷째는 임금인상 문제로 노조는 8.69% 인상, 병원 측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어 접점을 못 찾고 있다. 노조는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지난해 동결에 이은 2년 연속 동결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맞서고 있다.

다섯째는 노조활동 보장을 둘러싼 마찰. 쟁점은 역시 타임오프 제 적용이다. 현재 병원 측은 △타임오프 최저선(6,000시간) 제시 △단체협약에 보장된 노조활동 축소 △단체협약 해지 조항 신설 등으로 노조활동을 압박하고 있다.

이 같은 노조 측의 요구에 병원 측은 대화와 교섭보다는 “파업돌입 시 법대로 처리 하겠다”고 강경히 맞서며 사측의 단체협약 안을 수용할 것을 강권하고 있다.

한편 노조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1,250명 중 유효투표인 수 1,168명에 1,180명이 투표(투표율 86.7%)해 찬성 937명(찬성율 92.5%), 반대 74명(7%), 무효 2명(0.5%)로 쟁의행위 가결을 선언했다. 노조는 14일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조정회의를 끝으로 이날 오후 6시부터 전남대병원 로비에서 파업전야제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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