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10돌]광주·전남 시도민들께 드리는 글
[6.15 10돌]광주·전남 시도민들께 드리는 글
  • 시민의소리
  • 승인 2010.06.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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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광주전남본부 상임대표

사랑하고 존경하는 광주·전남 시도민 여러분!

2010년 경인년 올해는 5.18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30년이 되는 해이고 광주 시민들과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모든 국민들의 피땀 어린 투쟁의 성과로 민주화 시대를 열고 마침내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손을 맞잡고 역사적인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한지 10돌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는 놀랄 만큼 변화했습니다. 휴전선에는 철조망과 서로를 비방하던 방송탑이 철거되고, 반세기 동안 끊겼던 경의선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꿈에도 그리던 금강산 관광길이 열리고, 개성공단이 건설되어 경제협력을 통한 민족경제 토대를 준비하는 실험이 시작되었으며, 한걸음 더 나아가 2007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0.4선언을 통해 서해 NLL 분쟁 지역과 해주까지를 포함해서 공동어로구역 평화수역, 경제특구 건설 등을 위한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고 안변과 남포에 조선소를 건설하기로까지 확대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우리는 2006년 남과 북 해외 동포들이 함께 하였던 6.15 광주축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북측 대표들이 5.18묘역을 참배하고, 월드컵 경기장에서 6.15기념식을 함께 했으며, 조선대학교 운동장에서 북측 공연단이 부르는 ‘목포의 눈물’에 맞추어 남과 북 해외동포들이 부둥켜안고 춤추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북측 대표였던 안경호 위원장은 만찬 연설에서 흥분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시 듣던 대로 광주입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만 여 명이 시종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광주 시민들의 통일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광주 시민들은 정말 위대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감동들이, 이 모든 성과들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년 동안 모래성처럼 처참하게 무너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남과 북 해외가 평양에서 성대하게 개최하기로 한 6.15 10돌맞이 축전도 현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비핵개방 3000’으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의 남북정책은 평화와 화해 민족 상생의 길을 버리고, 갈등과 전쟁 민족공멸의 길, 죽음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천안함 사태이고 피 끓는 우리 46명의 젊은 목숨을 앗아간 것입니다. 이제 이명박 정부가 북을 비방하는 방송탑을 세우게 되면 북은 곧바로 조준 사격을 할 것이며 이어 서해에서 함포 사격이 벌어지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또 목숨을 바쳐야 할 지 모릅니다.

대결과 전쟁정책은 우리 국민들은 물론 세계의 전쟁패권주의자들을 제외한 어떤 나라 사람에게도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제 미국과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태를 빙자해 구시대적인 전쟁 패권주의의 좁은 역사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평화와 화해 협력과 상생의 너른 바다로 나와 동북아의 평화와 인류의 공생 번영의 길을 가야 합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통일을 열망하는 광주 시민의 이름으로 이명박 정부와 미국에게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광주 항쟁의 주역이고 그 후예들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호남이 없었으면 나라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듯이, 현대사에서 여러분이 없었으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30년 역사에서 우리가 애써 만들어놓았던 민주주의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고 분단시대의 한국의 민주주의는 민족통일이 없이는 완전하지도 못하고 완성될 수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습니다.

민주주의 성숙 없이는 평화적인 민족통일을 할 수 없지만, 민족통일 없이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성취할 수 없을뿐더러 광주정신을 완성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민족 통일이 없는 민주화 시대는 불완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반대하고 통일을 반대하고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들이 곳곳에서 뿌리를 박고 방해를 하기 때문입니다.

민주화를 위해서 모든 것을 희생하고 목숨까지 바쳤던 광주시민 여러분.
진정한 민주화 시대를 위해서 진정한 5.18정신의 완성을 위해서 30년 전 그 마음으로 다시 하나 되어, 6.15시대 통일의 시대를 준비해 가는데 함께 해 주십시오.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대, 민족과 화해 협력의 6.15시대, 민족 번영의 통일의 시대를 함께 준비해 갑시다.

                                                   2010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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