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이 부른 죽음, 반드시 책임져야
야만이 부른 죽음, 반드시 책임져야
  • 명등룡
  • 승인 2010.06.0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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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등룡(광주비정규직센터 소장)

수십 년 된 낡은 북풍(천안함)도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 못했다. 4대강 사업 중단, 세종시 원안추진, 무상급식(무상교육)을 포함한 교육개혁 실현의 민중적 염원이 승리로 이어진 것이다. 가끔씩 좌우상하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나선형의 상승을 이루고 역사를 전진시키는 것은 결국 민중의 힘이라는 진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결과이리라.

두 사람의 안타까운 죽음 

이렇게 절박하게 요동치는 민심의 한복판에서 두 분의 안타까운 목숨이 스스로 세상을 버렸다. 문수스님은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소신공양하셨다. 4대강 사업은 후대에게도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죽음의 땅을 물려주는 만고의 죄악임을 알리고자 하셨다. 

우리지역 조선대학교의 서정민 교수(시간강사)는 노예제도에 가까운 시간강사(비정규직)제도의 철폐, 논문대필과 채용비리로 얼룩진 대학비리의 척결을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김대중 정부부터 지금의 이명박 정부까지 무려 8명의 시간 강사가 목숨을 던졌다.

97년 이후 대학을 국가 100년의 미래를 준비할 학문연구의 전당이 아니라 학생들을 취업경쟁으로 내몰고, 강사 등 고급 전문 인재들을 저임금 지식노예로 전락시킨 역대정권의 신자유주의식 교육 철학이 근본원인이다. 아울러 이에 편승하고 압력을 가해온 사학재단의 비리와 음모가 함께 빚어낸 안타까운 비극이다.

이렇게 처절하게 밑바닥에서 몸부림치는 민심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가장 먼저는 이명박 정부다. 거두절미하고 4대강사업 중단 등 선거로 표출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만이 유일한 살길이다.

민주당 역시 승리로 자만할 일이 아니다. 잘해서가 아니라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론의 반사이득에 불과하다. 87년 이후 23년 만에 모든 종교계가 나설 정도로 민심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4대강 사업 저지운동에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팔짱만 끼고 있는 모습은 더 이상 용서 받지 못할 것이다.

영산강 개발에 용비어천가를 부른 박준영 전남지사는 여타 당선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밝힌 바대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용서받을 수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우리지역의 대표적 사학재단에서 일어난 대학비리에 대한 단호한 입장과 시간강사 제도 등 교육개혁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한다.

몸부림치는 민심 누가 책임지나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100% 일색이던 광주시의회에 2명의 의원(지역구 1, 비례 1)을 당선시켰고, 낙선한 3명의 시의원 후보도 35%대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것은 일당독주에 대한 광주민심의 표현이다. 따라서 이제 높은 자부심과 더불어 책임감을 가지고 광주시정을 살펴서 진정한 대안세력으로서 집권의 포부를 가져야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다른 진보진영과의 연대와 통합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우리는 더 이상 야만에 시달리다 죽고 싶지 않다”는 고 서정민 교수와 문수 스님의 영전 앞에 민중승리의 꽃다발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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