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은 지하철인가요?
도시철도 2호선은 지하철인가요?
  • 박상은
  • 승인 2010.05.1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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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광주푸른길가꾸기운동본부 간사)

도시철도 2호선이 지하철이라는 오해를 풀어야할 때다. 많은 사람들이 2호선이 1호선과 같이 당연히 지하철이라고 알고 있어 이후 닥쳐올 후폭풍이 걱정스럽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르고 있는 사람 또한 그에 못지않게 많다.

‘도시철도 2호선’이 건설예정이고, 노선 안이 ‘확대 순환형’으로 결정되어 기본계획안이 국토해양부에 승인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은 각종 언론매체 등을 통해 많이들 알고 있다. 또한 ‘지상고가 경전철방식’으로 ‘2011년 말부터 착공해 2023년 개통’예정이라는 공사일정과 ‘1조 9천억여 원’의 공사비로 건설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처럼 2호선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되고 있으며, 가시화되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광주시민들의 머릿속에는 2호선이 건설된 후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고 있다.

지하철 아닌 지상고가 경전철

다수의 시민들이 머리에 그려지는 2호선의 그림은 아직도 ‘지하철’이다.
그토록 많은 언론보도와 워크숍, 주민설명회, 주민공람 등을 진행하며 홍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시민들에게 2호선은 아직도 지하철이라 믿고 있다.

지상고가 경전철방식이라고 수없이 말했건만 다수의 시민들은 왜 그렇게 착각하고 있을까?
그건 아마도 다수의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려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설명하기 쉽지 않다.

‘지상고가 경전철방식’으로 건설된다고 말했으면 머릿속에서 ‘지상고가라고 했으니, 백운고가도로, 남광주고가도로 등과 같이 주요도로의 중앙에 높이 10~15m의 기둥이 세워지고, 폭은 차량이 지나야 하니 약 10여m쯤 되는 지붕이 얹어질 것이고, 2호선의 길이가 41.7km라고 하니 교각이 약 1,000여개 이상이 세워지고, 경전철이라고 했으니 지금 운행하고 있는 1호선의 지하철보다 작고 앙증맞은 기차가 레일 위로 달리는 모습’을 그려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그 그림을 그리지 못하니 2호선을 지하철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저 다수 시민들의 무관심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런데 이처럼 안타까운 상황이 그저 다수의 시민들의 무관심에서만 기인하는가?

그렇지만은 않다. 다수의 시민들이 제한된 정보와 경전철이라는 다소 생소한 교통수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광주시와 언론 등은 노선도를 중심으로 2호선의 논의를 이끌어왔다. 또한 2조원이나 되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할만한 조감도 등의 그림들을 한 장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광주는 아시아문화전당 건립과정에 ‘전남도청 별관의 철거와 보존’으로 한차례 큰 내홍을 앓았다. 결국 보존하는 방향으로 마무리가 되었으나, 결론을 내놓기까지 1년여 간 지역은 찬·반으로 나뉘어 이러저러한 마찰이 있었다. 도청별관의 문제는 그나마 조감도를 조금만 유심히 봤더라면 별관이 철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의 정보가 제공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혼란과 마찰이 있었다. 그러나 2호선은 그나마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2호선을 지하철로 오해하는 다수의 시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2호선이 착공된다고 한다면 아마도 다수의 시민들은 ‘지하철을 만들면서 왜 기둥을 세우고 있을까’하고 의아해할 것이다.

2호선의 건설방식과 차량방식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다수의 시민이 있는 상황에서 도시철도 2호선의 문제는 제 2의 도청별관 철거와 보존과 같은 갈등을 낳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2호선, 제2의 도청별관 논란될라

왜 이처럼 2호선에 대한 다수의 시민들의 오해를 해소하지 않고 광주시와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을까?

아마도 시민들이 지하철로 알고 있는 것이 사업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마찰들을 당장이나마 비켜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듯싶다. 이전의 행정에서 보았듯 ‘이만큼 했는데 지금 그만두면 더 손해이니 마무리 지어야한다’는 식으로 몰고 가기 수순이라면 더욱 염려스러운 지경이다.

광주시와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이제라도 시민들에게 투명하고 진실한 정보를 제공해 가치 판단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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