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같지 않은 봄, 새바람이 분다
봄 같지 않은 봄, 새바람이 분다
  • 명등룡
  • 승인 2010.05.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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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등룡 광주비정규직센터 소장

만물의 생명이 움을 틔우고 하늘을 향해 고운 손을 내밀어 쑤욱쑤욱 커가야 할 5월의 봄이건만 봄 같지 않은 봄이다. 피우다 말고 추위에 쪼그라든 꽃잎들이 애처롭다.

이런 비정상적인 날씨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농사다. 1차적 피해자는 농부들이요, 2차적 피해자는 비싸진 농산물 가격에 울먹이는 상인들과 도시민들이다. 어디 그뿐이랴.

종잡을 수 없이 변덕스런 기온에는 어린아이나 어르신들이 가장 힘들 것이고, 건강한 사람들도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고 있다.

날씨도 나라꼴도 봄 같지 않은 봄

날씨 뿐 아니라 나라꼴은 오히려 겨울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

87년 6월 항쟁 이후 23년 만에 모든 종교인들이 나서서 반대할 정도로 온 국민들이 반대하는 4대강 삽질은 멈출 줄 모른다. 국민을 섬긴다는 대통령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는커녕 오히려 어린아이 취급하여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홍보를 잘하라는 적반하장의 오만을 부린다. 거기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자기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미 삽질 공사 자체가 특정 정당의 입장과 일치하니 당장 중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해온 4대강 반대 운동을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기가 막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이른바 수구보수 언론들은 사고가 난지 한 달이 지나도록 원인조차 모르는 일을 가지고, 개인에게도 엄격히 적용되는 무죄추정이 아닌 유죄추정으로 같은 민족을 비방하고 금방이라도 전쟁을 할 것처럼 한반도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런 판국에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여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야할 야당은 그나마 하찮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대의를 버리고 작은 이익을 취하는 추한 꼴을 보이고 있다. 4+4 대연합이 물 건너 간 가장 큰 이유는 많이 가진 정당의 욕심 때문이다. 그러나 그 욕심이 얼마나 하찮은 것이며, 얼마나 더 큰 것을 잃을 것인가는 6월 2일 저녁이면 국민들의 심판으로 분명히 밝혀질 것이다.

특히 우리지역에서 그들의 행태는 다른 지역에서의 여당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그나마 소수의 입장을 반영하자는 뜻으로 도입된 기초의회선거의 중대선거구(4인)를 하루아침에 둘로 쪼개버린 짓을 저지른 것도 그들이다. 그래놓고 시장선거에서부터 시의원 구청장, 구의원 선거까지 온갖 추잡한 일들이 벌이고 있는 것도 그들이다.

그들은 시민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아직도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오만이 가득하다.

30년 만에 부는 변화의 봄바람

겨울 같은 봄이지만 바람이 분다. 변화를 갈망하는 광주시민들의 작은 바람들이 여기저기서

따뜻한 봄바람이 되어 분다. “이번만큼은 예전처럼 찍지 않겠다”, “다시는 속지 않겠다”는 다짐들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바람은 민심이다. 손에 잡히지 않지만 분명 느낄 수 있다. 이 봄 같지 않은 봄에 따뜻한 바람을 만들어 내는 것은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이다. 그 변화의 한축이자 담아낼 그릇이 되어야 할 두개의 진보정당조차도 아직 민심을 담기에는 부족하다. 어찌 할 것인가? 그 둘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시민이 절반이라면 오히려 하나가 될 기회가 남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봄 같지 않은 봄이지만 새봄이 오는 것은 틀림없다. 변화의 새바람이 불지만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30년 만에 모처럼 부는 광주시민들의 변화의 바람이 광주를 바꾸고 정치를 바꾸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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