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민주묘역·기념관을 건립하자
민족민주묘역·기념관을 건립하자
  • 기세문
  • 승인 2010.02.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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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문 전 광주전남양심수후원회 회장

1980년 5.18광주민중항쟁 시 학살된 수많은 시민, 학생들을 몰래 암매장한 곳을 유족들이 찾아서 묘지를 조성했는데, 이 묘역을 ‘망월동 5.18묘역’ 또는 ‘5.18 구묘역’이라고 한다. 5.18국립묘지(신묘역)가 조성됨으로써 여기에 암매장됐던 희생자들의 묘는 신묘역으로 이장하고 지금 구 묘역에는 그분들의 가묘가 보존되고 있다.

5.18 구묘역을 민족민주묘역으로 

그런데 현재 망월동 구묘역에는 5.18 희생자들의 가묘뿐만 아니라 5월항쟁계승투쟁과 민족민주운동에 몸 바친 많은 열사 희생자들이 안장되어 있다.

전두환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데모 중 경찰의 최루탄에 희생돼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연세대생 이한열 열사, ‘양심수를 석방하라’, ‘조국통일 가로막는 미국놈들 몰아내자’고 외치며 할복 자결한 서울대생 조성만 열사, 그리고 소중한 자기 몸에 불을 붙여 자결한 수많은 학생 열사들.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한 서울대생 이재호 열사를 비롯해서 유일한 분신 여대생 박승희 열사, 유일한 고등학생열사 김철수, 이밖에 분신한 여러 학생 열사들. 강상철, 표정두, 최덕수, 박태영, 한상룡, 이경동, 최동 학생들. 그리고 홍기일, 정상순 열사를 비롯한 여러 노동자농민 열사들. 또 유일한 아주머니 열사 이정순 등 수많은 분신열사들이 여기 구묘역에 잠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데모 중에 경찰의 쇠파이프와 군홧발에 희생된 강경대, 노수석, 김학수, 류재을 학생, 또 경찰의 무리한 추적 만행으로 사망한 이철규, 김준배, 신장호 학생열사. 투쟁과정에 의문사한 이내창, 문승필, 신호수, 그리고 역시 투쟁 중 뜻을 이루지 못한 분노와 저항으로 자결한 박선영, 기혁 학생도 이 구묘역에 묻혀있다.

이 밖에도 남민전 사건으로 10년 옥고를 치룬 민족시인 김남주, 통일운동가 김양무선생의 묘와 최근에 자결한 박종태 노동열사 등 40여 열사 희생자의 묘가 여기 구묘역에 있는 것이다. 이 중 몇 분은 이천에 조성하는 묘역으로 이장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여기 구묘역에 남을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구묘역에는 5.18희생자의 가묘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의 묘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묘가 많이 있는데, 5.18민주유적지인 구묘역에 이처럼 일반묘가 섞여 있는 것 보다는 일반묘는 다른 시립묘지로 이장하고 구묘역은 명실 공히 민족민주묘역으로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 구묘역에 있는 5.18희생자의 묘는 신묘역으로 이장하였으므로 구묘역에 산만하게 있는 가묘들을 질서있게 조성하거나 유족들이 이해한다면 가묘대신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긴 대형 추모비를 세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민족민주열사희생자들의 묘를 더 질서있게 안장하고 묘역 뒤편에는 유가족과 참배객들의 휴식을 위한 회관을 짓는 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이다.

아시아문화전당에 민족민주기념관을

이상과 같은 민족민주묘역 조성과 함께 또 하나 중요한 제안은 민족민주기념관 건립이다. 현재 구묘역에 안장되어 있는 민족민주열사 희생자들과 함께 이 고장 출신의 반일독립운동가와 민족민주운동, 통일운동에 평생을 바친 열사 지사들을 추념하는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것이다.

마침 5월항쟁의 중심지이며 최후 항전장인 구도청일원에 ‘아시아문화전당’을 건설하고 있는데. 5.18유족회를 비롯한 시민들의 투쟁으로 구도청 별관을 보존하기로 결정하였으니 이 별관에 ‘민족민주기념관’을 조성하자는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제 5조 3항에 종합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고 하였으며, 문화전당설계 내용에는 「민주평화교류원」을 설비할 계획이 포함되어 있으니 민족민주기념관을 이 계획에 포함시켜도 될 것이다.

위와 같은 민족민주묘역조성과 민족민주기념관 건립은 광주시민의 바람이며 도리로서 민주도시 광주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광주시와 시민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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