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산업, 전남의 ‘효자산업’ 될 수 있을까
골프산업, 전남의 ‘효자산업’ 될 수 있을까
  • 문상기
  • 승인 2009.12.06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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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골프산업 육성, 가능성과 과제 ⑤-1

“골프산업이 전남 지역 경제 활성화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남도는 전국학생 골프대회를 치른 후 경제적 파급 효과 자료를 내고 이렇게 홍보했다. 골프산업, 정확히 말하면 골프장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때문인지 전남도의 골프산업 관련 홍보에 가장 열심이다.  전국 광역지자 홈페이지 보도자료를 검색해 보면 전남도가 홍보자료를 가장 많이 배포해 왔다.

골프산업에 대한 관심과 육성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전남도는 지역의 전략적 선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일찌감치 전담팀을 꾸려 골프장 조성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 영남지역과 함께 전남지역 역시 골프장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남도는 전남 골프장 1000홀 시대가 와도 전망이 밝다고 하지만 레저산업 전문 연구자와 연구소에서 낸 전망 자료 등은 전남도의 기대와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도의 바람처럼 골프산업이 전남도의 효자산업이 될 수 있을까. 사진은 전남도 내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는 골퍼들의 모습이다.ⓒ 시민의소리
골프산업 육성으로 관광레저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연환경을 활용한 관광 상품과 먹거리 등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객 유치, 이에 따른 지역 농수산물 판매 개척, 고용창출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 몫 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골프장이 많아지면 그 파급효과는 지역의 모든 것이 소비재로서 ‘연계’돼 농업, 숙박업 등 많은 경제 분야에서 ‘연쇄’반응하는 구조를 만들 것만 같다. 전남도의 계획과 기대로만 된다면 그렇다.

전남도 스포츠산업과 관계자는 “골프인구가 증가 추세에 있고 골프관광객 수가 올 171만 명에서 2013년 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남도는 천혜의 자연조건, 값싼 부지 등 골프장 입지요건, 잔디 성장에 필요한 최고의 조건을 가지고 있어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 2005년 전국 최초로 골프장건설 지원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골프산업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입안, 추진해 왔다. 전남도는 골프산업 활성화를 위해 초등학생 등 전국골프대회 등을 개최하고 시니어골프대회, KPGA, KLPGA대회 등 전국규모 이상의 골프대회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항공기, KTX, 리무진 버스, 자가용 등 교통수단을 적절히 활용한 패키지 상품 개발과 평일 이용객 확대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도는 1000홀 시대를 대비해 골프장 관리자 육성, 캐디 등 보조자를 양성할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며 골프전문대학 육성 등을 통해 명실공히 골프메카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전남도의 ‘골프 메카’ 추진 계획, 골퍼의 ‘시선’끌수 있을까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겨울철 날씨가 따뜻해 연간 휴장일이 3∼4일에 불과하고 연중 라운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골프산업은 레저, 관광, 문화, 음식을 고루 갖춘 테마형 산업으로 육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골프장 공급과잉 시대가 도래 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지역이 경남과 전남, 경북지역”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 마다 공급과잉 시기와 적정 골프장 수 제시를 달리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2013년 이후 과잉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골프 관련 업계 관계자는 “자연조건은 좋지만 골프인구가 많은 수도권과의 거리 등 단점 때문에 외부 골프관광객 유입이 기대만큼 될지 모르겠다”며 “골프산업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과 공급과잉에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국적으로 내방객 수는 늘어나지만 골프장  1개 당 내방객 수는 2003년 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골프장 수가 늘어나면 더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영업이익율 역시 감소하고 있다. 골프장이 늘어나는 것은 전남 뿐이 아니듯 내방객 증가 등도 전국적 현상일 뿐이다.

특별하게 전남도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고 1개 홀당 내방객 수 추이와 1개 골프장 당 내방객 수 추이 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감소세가 더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용료가 싸서 외지 골퍼들이 전남을 찾는다는 것은 수도권과 충청권, 수도권 인근 경북과 강원권 골프장 이용료가 인하된다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전남도는 단가를 더 인하(골프장 영업이익에 영향)해야한다. 메리트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전남지역을 찾는 외지 골퍼들은 이용료가 싸기 때문에 찾는다. 자연환경도 중요한 입지조건의 하나지만 핵심적인 것은 이용료와 접근성이다. 골프장이 전남도만 늘어나지 않고 수도권 인근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가격경쟁을 전국 골프장이 모두 벌이게 되면 전남지역이 어떤 매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경남지역 관련 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같은 권역에 있어도 골프장이 갖춘 여러 조건 때문에 매출규모 등에 차이가 많겠지만 인근 대도시의 경제상황, 골프인구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경영악화가 올 것이다”며 “관광산업과 연계를 골퍼들은 관광하려고 골프를 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골프산업 클러스터 조성이나 골프산업단지 건설 등을 계획하고 있는 수도권 등 타 시·도 관계자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수도권과의 가격경쟁, 입지 환경, 교통접근성, 해외 관광객 유치,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 가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전남도는 골프산업으로 인한 긍정적 면만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뿐 “공급과잉시대 오면 전남·경남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된다”는 우려해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의 자연환경, 정부가 2010년까지 지방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특소세 등 세금감면에 따른 내방객 증가, 동절기 온화한 기후에 따른 개장 일수 등을 언급할 뿐이다.

제주도와 같이 공급과잉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가 골프산업을 어떻게 육성해 갈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전남도가 전략산업으로 골프산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골프장 건설에 나선데 대해 “친환경 농업 육성한다고 해놓고 수질과 토양오염 등 자연훼손을 동반하는 골프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은 오히려 도농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꼴이다”는 지적도 있다. 전남도는 먹거리와 친환경 농산물 판매를 연계한 골프산업 육성 방안 등을 내놓고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보일지 미지수다.

민간업체가 골프장 사업을 벌이겠다고 나선다면 법을 여기거나 입지 인근의 지하수 확보 등에 문제가 없다면 지자체가 나서서 이를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폭발적인 골프장 증가가 가져올 후과를 고려한다면 부불려진 기대만을 가지고 지자체가 골프장 수 늘리기에 발을 벗고 나서는데 보다 신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골프산업 육성으로 지역 경제를 살찌우는데 도움이 되고 수질과 토양 오염 등이 심각하지 않는다면 지역민들도 골프산업이 활성화 되기를 기대하겠지만 ‘효자’는 고사하고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험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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