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지방 free? 우리 집 식탁은?
트랜스지방 free? 우리 집 식탁은?
  • 곽근영 시민기자
  • 승인 2009.11.20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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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거리 알고 먹자 ④ 트랜스지방의 유혹
트랜스지방으로부터 우리 밥상 지키려면

마가린 > 전자레인지용 팝콘 > 도넛 > 감자튀김.

식약청이 트랜스지방에 대해 모니터링 한 결과, 국내에 트랜스지방이 많이 있는 식품 순서다.

30대 이상이라면, 예전 따뜻한 밥에 마가린과 간장을 비벼 먹던 ‘맛있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추억’이 서린 마가린에 트랜스지방이 제일 많다고 한다.

우리 식탁에 ‘트랜스지방’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마가린은 이제 식탁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마가린 맛으로 먹었던 길거리 토스트나 호떡도 마찬가지. 치킨집도 기름 마케팅으로 한창 바빠야 했다. 마가린이 식탁의 ‘퇴출대상 1호’가 된 것이다.

▲ 트랜스지방의 폐해가 알려지면서 마가린 등이 우리 식탁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밥상은 ‘트랜스지방 free 선언’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 사진은 아이쿱빛고을생협 조합원들이 물품시식회를 하고 있는 모습. ⓒ곽근영

트랜스지방이 무엇이길래

트랜스지방이 무엇이길래 나쁜 지방의 대명사가 된 것일까.

트랜스지방이란 자연계의 불포화지방산이 고온의 가열, 충격을 받으면서 수소 결합의 위치가 바뀌게 된 것으로, 트랜스 지방산은 자연계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트랜스지방산이 생기는 주된 이유는 마가린 쇼트닝을 만드는 공정, 정제유를 만드는 과정, 고열로 튀김할 때이다. 유지를 정제하거나 경화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물론 지방이라고 불리는 것 중에는 우리 몸에 이로운 지방도 있다. 고등어나 꽁치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메가3 지방산의 경우 성인병을 낮추어 주는 좋은 지방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반해 트랜스지방은 필수지방을 대체하여 효소의 작용을 교란 시키는 것은 물론 뇌세포 등 세포 기능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심장병, 당뇨병, 위궤양을 비롯한 심신장애들, 심혈관계, 알러지 문제 등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내 아이를 해치는 맛있는 유혹 트랜스지방>의 저자 안병수씨는 “트랜스지방이 겁나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유해성이 은근하고 집요하다는데 있다”며 “처음엔 먹어도 표시가 나지 않아 마음 놓고 먹게 되지만, 먼 훗날 고약한 물질은 반드시 어떤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트랜스지방에 ‘침묵의 살인자’라는 무서운 별명이 따라붙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트랜스지방 free의 진실

사회적으로 트랜스지방이 문제가 되면서 식품업계가 들고 나온 것이 바로 트랜스지방 free선언. 그렇다면 트랜스지방 0g은 많은 유해성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일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현행 표기제는 미국식 표기방식에 따라 100g 또는 1회 섭취량이 0.5g 이하인 것을 ‘트랜스지방 0g'이라고 표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0g이란 0.1g일 수도, 0.45g일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조리중에 발생하는 트랜스지방산에 대한 것은 포함되지 않을 뿐 아니라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도넛가게 등 즉석포장제품은 트랜스지방 표시가 면제되고 있다. 현재 트랜스지방산인 쇼트닝, 마가린 등이 쿠키, 빵, 케잌, 도넛 등에 많이 사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free하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것이다. 패스트푸드 업계가 트랜스지방인 쇼트닝 사용을 줄이면서 오히려 포화지방산인 팜유 사용을 늘이고 있다. 포화지방산은 심혈관계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묵’이 부르는 ‘경고’에 주의해야

우리 식탁에서 마가린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소비자들이 트랜스지방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식품업계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그러나 ‘트랜스지방 free 선언'은 아직 이르다. 트랜스지방의 또 다른 모습들이 우리 식탁에 많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재 소비자들은 기름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놀라유, 포도씨유, 올리브유, 현미유, 콩기름, 해바라기유, 옥배유 등 여러 가지 기름이 있다. 먼저 여러 가지 기름들의 특징을 알고 용도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 대중매체에서도 용도에 따른 기름의 정보를 많이 알리고 있다.

그리고 장바구니에서 쇼트닝, 마가린, 경화유, 정제가공유지 등 표시가 되어 있는 식품은 과감히 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트랜스지방이 보내는 침묵은 그냥 ‘침묵’이 아니라 언제 닥칠지 모르는 ‘무서운 경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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