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은 배부른 돼지가 될 참인가
작가들은 배부른 돼지가 될 참인가
  • 이영희 시민기자
  • 승인 2009.09.21 10: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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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별관 철거 기자회견에 참가한 작가회의의 반성을 촉구하며

지난 16일 일부 시민단체들이 도청별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5.18 사적지를 지키자는?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논리가 선악의 구도와 흑백논리만으로 구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에 기자회견을 한 일부 시민단체들(도청을 철거를 주장 하는)의 면면을 살펴보다가 광주전남작가회의라는 단체가 눈에 띠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글을 쓰는 작가들이 모여서 인간의 기본적인 가치를 부정하는 일에 앞장선다고….

혹시 작가회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옳고 그름의 판단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집착이라고 생각하면서 발전이라는 괴물의 뱃속으로 삼켜지는 정신과 가치들의 비명에 귀를 틀어막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들은 가치의 상충이 있을 때 어떤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가의 문제라고 ‘말장난’을 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대로 가치 선택의 문제라고 보자.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란 무엇인가? 광주 경제발전의 가치? 물질문명의 가치?

우리는 여전히 역사적, 정신적인 가치들을 경제개발논리 뒤로 밀어둬야 하는 후진국인가? 사적지를 상황에 따라 철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가치 선택 의식이란 역사의식 부재의 소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가치가 상충할 때 역사적인 의식과 안목을 배제한 가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오직 눈앞의 이익과 상황에 따른 결정을 해야 한다면 그에 따른 후회는 사필귀정일 것이다.

사실 이런?현상은 그닥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익숙한 현대자본사회의 얼굴 아닌가. 이런 모습 앞에 놀랍기보다 분노가 치미는 것은 작가라는 이름을 건 사람들이 거짓과 진실을 구분하려하지 않고 배부른 돼지가 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음에 있는 것이다.

그들이 도청 철거를 주장하며 발전을 원하는 것처럼, 도청을 보존하며 발전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선과 악, 흑백의 논리라고 주장하는 그들이 간과한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이야기다.

그들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가 예정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어야함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천명한다고 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이 도청을 철거한 전당공사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토목공사단에게나 어울리는 주장이다. 사업의 핵심을 건물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정신의 노동으로 먹고 사는 작가들이라니 과연 그들의 정신노동은 믿을만한 것일까?  그들은 지금 사상누각을 지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단시간 안에 눈앞에 번듯한 집을 짓겠다는 허욕으로 제대로 된 기초조사나 기초공사를 생략하겠다고 한다.

진실의 편에 서지 못했을 때 누구보다 부끄러움에 가장 민감해야할 작가들이 부끄러움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도대체 도시의 발전을 위해서 걸림돌이 되는 사적지를 허물자는 주장을 선진국의 어떤 작가들이 한다는 말인가 그런 일이 자행된다면 그들은 불과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 오욕과 오명을 견디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민족작가회의의 회원 모두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라도 이 사실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물어보고 싶다. 분명 분노하는 작가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작가회의는 단체의 이름을 걸고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글로 먹고 사는 작가의 능력은 이런 파렴치한 말장난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작가회의의 반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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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竹 2009-09-21 21:11:51
레지스 드브레는 자신의 시대와 상황을 통찰하고 직시하는 지식인의 진정한 발원을 작가로 부터 찾았다. 작가를 상실한 작가회의는 과연 무엇인가?? 시장의 법칙에 따르고 다수의 방응이나 살피는 매스컴의 장식품이 되어 아첨이나 일삼는 대의의 배신자들인 그대들은 무늬만 작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