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활동 아쉬움 많이 남아”
“대책위 활동 아쉬움 많이 남아”
  • 김경대 기자
  • 승인 2009.01.01 11: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민자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집행위원장

▲ 윤민자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집행위원장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에 대해 누구도 ‘지난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윤민자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 집행위원장에게는 특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2005년 7월 인화학교 학부모 3명이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 사무실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할 때만 해도 3년 세월을 거리에서, 법정에서 보낼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의 심정으로, 아이들에게 못할 짓 한 이들을 법과 정의가 단죄해 줄 거라는 순진한 믿음으로 뛰어들었지만 세상은 그렇게 녹록치 않았다.
  
지난 2006년 8월에는 청와대 앞에서 삭발을 감행하고 거리를 누비는 삼보일배로 무릎과 팔꿈치가 성할 날이 없었다. 240일 간 계속된 천막농성과 아이들과 함께한 62일간의 천막수업은 그에게 포기할 수 없는 이유를 던져주었다.  
  
하지만 관련 행정기관인 광주시와 광산구, 시교육청은 인권위의 권고에도 불구 ‘노력하겠다’는 공수표만 남발하고 형식적인 감사로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고만 했다. 급기야 광주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청사에 들어가려다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지난 6월에는 벌금 15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던 가해자들은 올해 7월 집행유예로 다 풀려났다.
  
윤 위원장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성폭력 사실은 ‘신만이 알 것이다’는 법원의 판결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가해자들에겐 선처를 베푼 재판부가 피해자들의 고통은 왜 헤아리지 않는가”라며 아직까지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에 직권조사를 통해 진상을 알게 해준 인권위원회에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힘 없는 이들에겐 오히려 더 절실하고 강화돼야 할 인권위가 요즘 들어 축소, 폐지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대책위 활동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윤 위원장은 “대책위 활동을 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짠 점수를 주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많이 지쳤고 무력감에 한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며 “아이들에게 아쉽고 미안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대책위가 아예 해체된 것은 아니다. 집단의 반성이 없는 한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좀 더 치밀하고 부지런하게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여전하다”며 “향후 지역사회가 비슷한 갈등을 겪게 될 때 인화학교 사태를 철저히 분석해 상식이 통하고 격 높은 지혜로 문제를 슬기롭게 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 2009-03-07 14:37:35
1등 광주 1등 시민이라는 저급한 가치관을 구호로 내세운 광주시. 그 구호 수준에 맞는 행정작태를 부끄러움도 모르고 펼치고 있는 겁니다. 광주에 살고 있다는 걸 자부심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진짜 빛나는 고을이 되면 좋겠습니다. 교육청이나 법원은 물론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시는 대체 문화가 뭔지나 알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