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페달 밟는 자전거도시 ‘창원’
‘녹색’ 페달 밟는 자전거도시 ‘창원’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8.11.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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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솔선수범 전체 공무원 23% 자전거족
자전거과 신설 · 공영자전거 ‘누비자’ 도입

녹색교통의 선두주자 격인 경남 창원은 자전거특별시로 거듭나기 위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자전거 교통수송 분담율이 2007년 기준 전국 3%인 데 반해 창원의 경우 5%를 훌쩍 넘어섰다. 올해 말까지 7%를 목표로 인프라 확충과 제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창원이 자전거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박완수 창원 시장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부터다. 공무원 자전거 출퇴근제 도입에 앞서 2월 박 시장은 솔선수범 차원에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 공영자전거 '누비자'는 무인대여시스템으로 절차상 번거로움을 줄였다. 현재 창원시 20 개소 자전거 터미널에 430대가 배치된 상태다.
‘일회성 이벤트’라는 따가운 눈초리에도 박 시장은 “공무원이 먼저 하지 않으면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며 묵묵히 자전거를 탔다. 그러기를 2년째. 발 벗고 나선 박 시장의 모습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자전거를 타던 공무원들도 이제는 자전거 마니아를 자처한다. 시청 반경 3.5km 내 거주자는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 전체 직원 1400여명 중 23%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의 적극성은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자전거 정책 전담 기구 신설이다. 창원시는 전국 최초로 지난 5월 자전거와 관련된 각종 정책을 담당할 ‘자전거 정책과’를 신설했다. 정책개발계, 시민문화의식계, 기술계 등 3개 산하 기관을 두고 있는 자전거 정책과는 각종 자전거 인센티브제 도입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서정국 창원 자전거 정책과 담당은 “환경도시가 되기 위해선 녹색교통수단 필요성은 당연한 것이다”며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자전거를 애용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과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창원의 자전거 보유율은 25.7%로 전국 14.4%에 비해 두 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10월 공단 근로자를 대상으로 교통수단을 조사결과 6.2%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4.8%에서 1.4% 오른 수치다. 이를 기초로 창원시는 지난 4월 매월 최대 3만원의 수당을 지급하는 ‘창원시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 지난 9월 초 문을 연 자전거 문화센터.

▲ 공영자전거 ‘누비자’ 도입, 시민호응 ‘만점’

  
창원시는 지난달 22일 시민공영자전거 ‘누비자(NUBIJA)’를 개통했다. ‘누비다’와 ‘자전거’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누비자’는 GPS가 장착된 계기판이 달려있어 어디서든 이용, 반납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개통 이후 아직 단 한 건의 분실 사례도 없었다”며 “타 지자체의 공영자전거는 번거로운 절차로 일종의 양심 자전거 역할 밖에 못해 실패했지만 ‘누비자’는 GPS장착으로 도난, 분실 위험이 적고 이용이 편리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누비자’는 자전거문화센터가 들어선 경륜공단을 비롯 창원 시내 20개소 자전거 터미널에 430대가 배치된 상태다. 오는 2009년까지 2천대, 2013년 5천대로 확대해 시민 100명당 1대꼴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누비자’는 회원가입을 통해 이용가능하다. 교통카드나 지역은행인 경남은행 제휴카드로 결제 가능하며 대여 후 2시간 이하는 무료, 무료시간 초과 30분당 500원의 이용료가 있다.
  
신재상 자전거 문화센터 운영팀장은 “누비자는 개인 자전거 이용보다는 공영자전거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창원은 규모가 작아 어디든 1시간이내 갈 수 있으므로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누비자’를 이용할 경우 이용요금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용의 번거로움을 최소화한 ‘누비자’는 회원가입만 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이용가능하며, 10초도 채 안 돼 자전거를 대여, 반납할 수 있는 무인자동화 시스템이다.

▲ 자전거문화센터에서는 생활밀착형 자전거 이용을 위해 초급반, 중급반, 직장인반을 운영 중에 있다. 사진은 초급반 수업 모습.

▲ 자전거 홍보·교육 등 전담 ‘자전거 문화센터’

  
지난 9월 초 문을 연 자전거 문화센터는 자전거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홍보관을 비롯 무료자전거 정비, 교육관 등을 갖춰 자전거 홍보·교육이 이뤄지는 자전거 천국이다. 
  
자전거 문화센터 한 강사는 “흔히들 자전거는 넘어지고 다치면서 배운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끔 이론과 실습을 병행, 생활밀착형 자전거 교육을 한다”고 ‘올바른 자전거 타기’를 설명했다.
  
신재상 팀장은 “자전거 전문 강사를 영입해 자전거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하게끔 하고 있다”며 “개설된 강좌들은 신청자가 넘쳐나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센터 초급반 자전거는 ‘누비자’와 같은 모델로 자전거를 처음 접한 이들도 부담 없이 공영자전거를 이용토록 유도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초등학교와 연계해 어릴 때부터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창원시는 자전거 보험, 대형서점 마일리지 적립제도, 자전거 유도선 구축 등으로 시민 품으로 자전거가 들어갈 수 있도록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자전거 문화센터는 '자전거 천국'이다. 120석 규모의 자전거 교육장은 물론 자전거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홍보관, 자전거 정비·수리가 가능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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