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기온 대비 1.2˚C 하강… 효자손 ‘나무’
예년 기온 대비 1.2˚C 하강… 효자손 ‘나무’
  • 오윤미 기자
  • 승인 2008.11.06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에 불어 닥친 녹색바람

▲ 도심숲 조성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대구는 지난 1996년 시작한 1천만그루나무심기를 통해 예년 대비 1.2도 기온이 하강하는 효과를 톡톡히누렸다. 사진은 대구우방타워 전경.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라는 불명예스런 꼬리표가 따라붙던 대구는 이제 옛말이 됐다. 대구에 불어 닥친 녹색바람 열풍은 대구 전체를 푸르게 채우고 있다.

콘크리트 벽과 아스팔트는 열전도가 빨라 도심열섬현상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대도시의 경우 혼잡한 교통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택지지구 개발 등은 도심열섬현상을 가중시킨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막혀있는 대구는 분지라는 지형적 특성과 중공업도시라는 특성이 맞물려 도심열섬현상이 가히 심각한 수준이었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 급속도로 진행되던 1994년 대구의 낮 최고 기온은 39.4까지 치솟아 전국 최고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다.

푸른 대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1996년 1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으로 시작됐다. 2005년 시작한 광주에 비해 9년 정도 앞선 셈이다.

대구의 발 빠른 행보는 전 문희갑 대구시장의 적극적 의지에서 찾을 수 있다 .대구 환경정책과 김인환 담당은 “경제전문가가 시장에 당선되자 당연히 경제에 포커스가 맞춰질 거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시장님은 도시 경제에 앞서 갖춰야 할 것이 환경이라며 도시환경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시장의 적극성은 도심 곳곳에 나타났다. 40,100그루 나무가 식재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등 대구 도심의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인 관공서이전 부지 및 폐교 부지 등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동시에 전국 최초 담장 허물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한 여름 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적어 체감온도가 높은 점을 감안 도심 곳곳에 수경시설을 설치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담당은 “한 번은 새벽녘에 나무 보온이 제대로 안된 걸 확인한 시장님이 나무는 밖에서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잠이 오냐며 전화를 건 적도 있었다”며 “당시 환경과 전 직원이 부리나케 나가 보수작업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체 예산의 0.6%에 불과했던 녹지 예산이 4% 이상 올라 환경정책의 촉매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환경에 대한 시장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96년 시작한 1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은 지난 2006년 말 10,928천 그루(공공식수 5,849, 시민식수 5,079)가 식재돼 초과 달성했다. 

대대적인 도시녹화 작업을 펼친 대구는 지난 2001년 기상청과 계명대학교 연구팀이 연구한 결과, 대구의 여름철 최고기온이 과거 30년에 비해 평균 1.2°c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타 도시는 오히려 1~2°c 높아진 것으로 분석돼 폭염도시 대구라는 오명을 벗어나게 됐다. 이뿐 아니라 도심 내 녹지율 역시 2007년 대비 17.3%가 증가해 서울을 제외한 6대 광역시 가운데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안재홍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방적인 관 주도형 녹지사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안재홍 대구녹색소비자연대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대구 환경정책은 시민이 배제된 관 주도형이었다”며 “과거 대구 정책이 ‘환경’이었을지 몰라도 근래 들어선 환경은 부수적으로 전락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관 협력이나 시민의 호응 없는 일방적인 관 주도는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일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 ‘푸른’ 대구보다는 ‘잘 사는’ 대구를 만들기 위해 대기업 유치에 열을 올린다는 지적이다. 

류승원 영남자연생태보존회 회장은 “환경은 통합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녹지 조성만으로 기온이 하강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나무를 많이 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기후에 맞는 식생을 심었는지, 어떻게 가꿔나가는지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대구 환경녹지국 공원녹지과 장정걸 담당은 “1천만그루심기 등을 통해 양적인 성과를 달성했다면 이제는 질적으로 향상된 수준 높은 도시녹화사업을 펼칠 것이다”며 “정책의 기획, 추진단계에서의 미흡하고 아쉬웠던 점을 철저히 보완해 도시 경관 및 환경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